▲ 청주시 상당구 내덕동 문화산업진흥재단 내 옛 연초제조창 동부창고에 조성된 '제빵왕 김탁구' 전시·체험관이 지난해 12월 17일 개관 이후 관람객들의 발길이 줄어들면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덕희 기자 withcrew@cctoday.co.kr  
 

지난해 50%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던 KBS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의 세트장을 옮겨와 문을 연 청주 '김탁구 전시·체험관'의 인기가 개관 2개월 만에 눈에 띄게 시들해졌다.

이에 해당 업체는 관람객 유치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반면 체험관이 문을 열면 금방이라도 청주로 관광객들이 몰려 올 것처럼 목소리를 높였던 충북도, 청주시 등은 한 발 물러선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일단 짓고 보자' 식의 근시안적 행정을 탓하는 목소리가 새어나오고 있다.

◆한풀 꺾인 인기

22일 오전 청주시 상당구 내덕동 문화산업진흥재단 내 옛 연초제조창 동부창고 2개동(1953㎡)에 조성된 '제빵왕 김탁구' 전시·체험관.

지난해 12월 17일 개관 이후 북적였던 관람객들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관계자 외 사람들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평일인 탓도 있겠지만 과거 '김탁구'의 인기를 감안하면 다소 심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나마 점심시간이 되니 전시관 한 편에 마련된 지역유명 분식점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위안을 준다. 하지만 일부에선 주목적인 전시관 보다 부대시설인 분식점 인기가 더 좋다며 '주객전도'란 말이 나돈다.

시설 관계자는 "평일엔 주로 예약제로 운영되다보니 관람객 편차가 발생하기도 한다"며 "계절적 요인 등으로 인해 잠시 주춤한 경향이 있긴 하지만 최근 조금씩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일시설의 한계

현재까지의 '김탁구 전시관'을 바라보는 지역 평가는 그리 밝지 못한 게 사실이다.

아시아 11개국 수출을 통해 '한류바람'을 이어간다고는 하지만 국내에선 이미 드라마가 종영된데다 단일시설로의 관광상품화는 한계가 따르기 때문이다.

현재 '김탁구 전시관'은 실제 드라마 세트장(팔봉제빵실, 구일중제빵실, 팔봉집, 청산제과점, 구일중 저택 등)과 소품, 영상전시물들을 재현하고, 실제 빵을 만들어 보는 제빵 체험장, 난타 공연 등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체험 또는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선 사전예약을 해야 한다는 점, 비용(전시관 5000원, 체험장 1만 5000원)에 비해 볼거리가 부족하다는 점 등은 관람객의 연속적 유치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시설 관계자는 "다양한 홍보마케팅과 함께 추가 드라마 세트장을 설치해 새 드라마를 촬영하고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할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뒷짐 진 지자체

'김탁구 체험관'의 고전에는 충북도와 청주시의 책임도 적지 않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애초 이같은 결과가 우려됐음에도 당장의 인기에 편승해 이들 기관들이 전시관 유치를 통한 홍보에만 혈안이 됐다는 것이다.

실제 '김탁구 전시관' 유치 당시 경쟁력 부족을 우려하는 일부 실무진들의 의견에도 불구하고 민선 단체장들에 의해 사업추진이 강행된 것으로 전해졌으며, 개관식 현장에는 단체장 및 지역 국회의원을 비롯해 다수의 지방의원들이 참석하는 등 정치인들을 위한 홍보의 장을 방불케 했다.

지역관광활성화를 위한 장기적 플랜의 부재도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현재 '김탁구 전시관'과 관련해 충북도는 '충북 알짜배기 관광' 사업을 통해 '김탁구 관광상품' 개발을 검토중에 있지만, 선 인프라 조성 후 시설유치가 아닌 시설유치 후 한풀 인기가 꺾인 현 시점에서의 단기적 플랜이라는 점에서 실효성에 의문이 따르고 있다.

이와 관련 박호표 청주대 관광학부 교수는 "드라마의 특성상 종영 후 쉽게 잊혀진다는 점 때문에 이를 활용한 관광상품화가 쉽지 않은게 사실"이라며 "따라서 지역 고유의 관광요소와 연계할 수 있는 관련 지자체의 장기적 플랜이 수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창해 기자 widese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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