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의 한 빌라에서 인터넷 자살사이트를 통해 만난 것으로 추정되는 20대 3명이 연탄을 피워놓고 집단으로 목숨을 끊어 충격을 주고 있다.

21일 오전 6시 20분경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의 한 빌라 2층에서 박모(26) 씨와 권모(27) 씨, 김모(21) 씨가 숨져 있는 것을 박 씨 여자친구(29·여)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와 경찰이 발견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는 유리창을 깨고 들어가 이들 3명이 안방에 반듯이 누워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방 안에서는 비어 있는 PT 소주 3병과 먹다 남은 소주 1병, 타다남은 연탄, 각자의 신분증, 그리고 “힘들다”, “살기 싫다” 등이 쓰여있는 유서가 발견됐다.

◆자살사이트 이용 가능성 커=경찰은 빌라에 외부 침입 흔적 등이 없는 점과 숨진 3명의 나이와 연고지가 제각각인 점 등으로 미뤄 이들이 자살사이트에서 만나 동반 자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숨진 박 씨는 청주, 권 씨는 부산, 김 씨는 대전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연탄을 피웠을 때 연기가 세어나가지 못하도록 창문과 방문 틈을 테이프로 막았다는 점도 이들이 자살사이트 등에서 자살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얻은 뒤 사전에 자살을 체계적으로 계획했다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연탄불 동반 자살 왜 유행하나=
동반 자살에 대해 전문가들은 자살을 혼자 하면 성공한다는 보장도 용기도 없어서 여러 명이 모여 서로 도움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여기에 삶의 마지막 길을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과 함께 하고 싶다는 심리적 요인과 고통을 받고 있는 자신을 아무도 이해하지 못한다는 외로움과 단절감을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특히 동반 자살에 연탄이 이용되는 것에 대해 연탄 자살을 수사했던 경찰 관계자들은 우선 연탄이 주변에서 구하기가 쉽다는 점을 이유로 꼽고 있다.

또한, 인터넷 자살사이트들을 통해 다른 방법에 비해 연탄 자살이 고통이 적다는 인식이 번진 것과 과거 잇따랐던 연예인 연탄불 자살도 동반 자살에 연탄이 주로 이용되는 또 다른 이유가 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동반 자살은 다른 자살 자체를 증가시킨다기보다는 자살하는 방법을 전파할 우려가 있다”며 “주변에서 자살 만이 문제의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문제를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