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이하 항우연)이 돌연 사의를 표명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교육과학기술부와 항우연 등에 따르면 이 원장은 지난 17일 민동필 기초기술연구회(이하 기초회) 이사장에게 사표를 제출했다.
이번 이 원장의 사의 표명 이유는 지난 두 차례에 걸친 나로호 발사 실패와, 현재 진행 중인 한·러 공동조사위원회(FRB) 결론 도출 지연, 나로호 3차 발사 시기 조정 등에 관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원장은 “나로호 발사가 실패했고, 아직 원인 규명도 제대로 하지 못해 분위기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사의를 표명한다”며 “나로호 3차 발사는 좀 더 유능한 과학자가 맡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 기초회에 제출한 사직서에도 나로호 발사 실패에 대한 책임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외압에 의한 사퇴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 나로호 발사 실패 이후 교과부 등에서 지속적으로 사퇴 압력을 받았다는 것.
이 같은 주장은 지난 2008년 12월 취임한 이 원장이 임기를 9개월 가량 남긴 시점에서 돌연 사의를 표명한 것에 근거를 두고 있다.
하지만 이 원장 본인이 이에 대해 부인하고, 교과부도 사퇴 강요가 없었다고 해명하고 있다.
기초회는 일단 이 원장의 사표 수리에 대해 신중한 검토를 거쳐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이번 이 원장의 사의 표명은 지난달 갑자기 사직한 박영훈 전 생명공학연구원에 이어 두 번째로, 개편·통폐합을 목전에 둔 대덕 정부출연연구기관의 분위기를 더욱 어수선하게 만들고 있다.
이재형 기자 1800916@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