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중은행들이 올 한 해 심각한 신용경색과 유동성 위기를 겪는 등 경영난에 시달리면서 직원들에게 연말 성과급을 지급하는 곳이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시중은행이 성과급을 지급하지 못하는 경우는 지난 외환위기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성과급 지급 기준은 각 은행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경영 목포의 80% 이상을 달성할 경우 지급됐다.

때문에 은행원들은 명예퇴직과 구조조정 등 어수선한 분위기, 금융위기에 대한 사회적 비난에 실직소득 감소까지 겪으며 어느 해보다 씁쓸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또 최근 금융산업노조가 어려운 경제 상황을 감안해 내년도 근무 정상화와 구조조정 최소화 대신 임금을 동결하기로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내년에 대한 기대치도 적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올해 성과급이 지급되지 않은 것이 실적에 반영되면 내년도 상여금까지 10~20% 줄어들게 된다.

그러나 은행원들은 현재 몰아치고 있는 구조조정의 칼바람 속에서 버티고 서 있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한 상황에서 성과급을 가지고 왈가왈부할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모 은행 관계자는 “성과급을 못 받게 된 것은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라며 “지금도 희망퇴직이 실시되고 있는 상황에서 누구하나 성과급을 두고 말 할 분위기가 아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부 은행원들은 성과급을 일종의 후불 급여로 생각하고 있는 만큼, 이번 성과급 미지급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을 하소연하기도 했다. 모 은행 직원은 “연말 성과급을 기다리며 미뤘던 각종 납입금을 결국 내지 못하게 됐다”며 “올해 상황이 좋지 못했던 만큼 감내해야 할 부분이기는 하지만 당장 수입이 줄어들어 곤란한 처지”라고 토로했다.

이재형 기자 1800916@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