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제역 후폭풍에 우유대란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17일 대전의 한 우유보급소에서 직원이 전년도 보다 적은 우유물량을 체크하고 있다. 김호열기자 kimhy@cctoday.co.kr  
 
구제역 파동으로 우유공급이 줄면서 충청지역 제과·제빵·커피전문점 업계가 재료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게다가 일부 대형마트는 우유 진열매대 축소를 고려하는 등 대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시 대덕구의 한 제과점은 평상 시 공급량의 30% 수준의 우유만 공급되고 있어 생산량이 반 이상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지역 제과·제빵업계의 매출은 한 달새 많게는 50% 이상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 커피전문점들 역시 인기가 높은 ‘라떼’ 등의 상품에 들어갈 우유가 부족해 개점 휴업상태다.

커피전문점 관계자는 “현재 우유가 들어가야 하는 상품은 판매를 중단시키기로 결정했다”며 “두유 커피를 고려하고 있지만 두유가 맛이 강해 소비자들의 반응이 엇갈려 판매 결정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소형매장 뿐 아니라 대형마트 우유 공급량도 감소하고 있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에 납품되는 우유 공급량이 평소보다 10~15% 줄었다.

홈플러스 대전둔산점의 경우 평상 시 매대당 5박스가 공급되던 우유는 현재 4.2박스 가량으로 줄며, 약 15% 공급량이 감소했고, 이마트 청주점은 공급물량 감소로 인해 지난달 우유, 치즈 등 유제품 관련 매출이 20% 줄어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마시는 우유는 부족하지 않다는 발표를 들었지만 현재 공급량으로 볼 때 일선 학교의 개학 이후인 3월에는 우유 부족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 마트에서는 공급량 부족으로 진열매대를 채울 수 없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매대 축소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우유배달 대리점의 상황도 악화되고 있다.

평상 시 일 평균 600개의 우유를 배달하던 지역의 한 대리점은 현재 400개 정도를 배달하는 데 그치고 있어 매출 감소를 호소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소형 대리점들은 공급량 부족으로 아예 판매를 중단해 소비자들의 주문 취소와 항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콩과 두부, 채소음료와 같은 웰빙 건강식품이 우유 대체 식품으로 부상, 급격한 인기를 끌고 있어 대조를 이뤘다.

청주 사직동 소재 친환경 유기농 제품 판매점 ‘초록마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콩과 두부, 밀고기 등의 식품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대형마트 역시 구제역 발병이후 콩과 두부 등 웰빙 건강식품이 우유의 대체상품으로 팔려나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구제역 발병 이후 콩과 두부와 같은 웰빙 건강식품 매출이 30% 가량 증가했다”며 “아무래도 소비자들이 유제품을 꺼리다보니 대체상품으로 콩 관련 건강식품이 인기를 끄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

이정현 기자 cooldog72@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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