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시 흥덕구 사직동에 있는 주상복합형 아파트 ‘두산위브더제니스’가 통 큰 할인분양으로 주민간 갈등을 빚고 있다. 시공사인 두산건설이 지난 연말부터 분양대행사를 통해 미분양되거나 미입주 150여 세대에 대해 20% 정도 할인분양을 하는 데다 특별분양조건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17일 입주민들에 따르면 두산건설 측이 할인분양을 위해 최근 입주자대표 등 200여 세대에게 이중창문을 설치해 주는 조건으로 할인분양에 동의한다는 확약서를 받아냈다. 이에 따라 이 아파트 분양팀들은 지난달부터 161㎡ 기준 4억 원에 거래하던 것을 3억 2000만 원으로 8000만 원(20%) 할인판매에 나섰다.
게다가 계약 시 입주 후 6년간 이자지원, 계약선물로 아반떼 승용차와 황금 토끼 37.5g(1냥), 경품을 통해 황금 열쇠 18.75g(0.5냥) 등 대대적인 마케팅을 벌였다.
하지만, 할인분양확약서에 서명하지 않은 입주자 160여 세대는 기존 입주민들의 사정은 전혀 고려치 않는 대기업의 횡포라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들은 “얼마 전 두산건설 관계자가 입주민들을 찾아와 협상이 아닌 협박을 하고 갔다”면서 “그동안 입주민에게 하자 처리는 제대로 해주지 않으면서 입주민 이해도 구하지 않고 대대적인 할인분양에 나서는 것은 입주민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들은 이어 “할인분양에 협조하는 대가로 200만 원 상당의 이중유리를 설치해주고 결국 1억 원가량을 할인해서 판매하고 있다”며 “두산건설이 우리 입주민을 둘로 쪼개며 분열을 유도하고 있어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5일 두산건설과 입주자대표회의 측은 할인분양과 하자 등 민원사항에 대해 심도 있는 협의를 했지만 이렇다할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두산건설 측은 분양대행사인 한아름기획에서 이달 말까지 할인분양을 진행하는 사항이며, 행사가 끝나도 20% 할인과 저층은 추가 할인을 시행할 방침을 내세우고 있어 갈등은 갈수록 심화될 전망이다. 또 결로 등 유리창과 창틀의 하자를 할인분양과 결부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창틀에 필름 부착 등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할인분양은 전국적인 현상으로 건설사들이 공사대금 회수가 안 돼 막대한 손실을 보고 있다”며 “할인분양 시 기존 입주자들에게 보상의무는 없지만, 기존 입주자들을 위해 입주자대표회의와 수개월간 협의를 거쳤고 67% 동의를 얻어 실시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진 기자 adhj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