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는 누가 키워"

2011. 2. 18. 01:01 from 알짜뉴스
    
   
 
  ▲ 지난해 3월 아프리카에서 들여와 대전동물원서 서식중인 알다브라 거북. 대전시청 제공  
 
대전시가 대전동물원(오월드)에 있는 알다브라 거북을 한밭수목원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예산낭비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시는 지난해 3월 아프리카 세이셸에서 들여온 알다브라 육지거북 한 쌍을 오는 6월 한밭수목원 내 식물원 개장에 맞춰 옮겨 입식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17일 밝혔다.

시 관계자는 “염홍철 대전시장이 최근 ‘한밭수목원 내 식물원을 개장하는 때와 발맞춰 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동물원에 있는 알다브라 거북을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면서 “현재 이를 위해 실무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알다브라 거북을 보기 위해서는 동물원에 입장료를 내고, 관람해야 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한밭수목원으로 옮기면 많은 시민들이 무료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대전동물원에 거북이 전시관을 만든 지 1년도 안 돼 시장의 말 한마디에 거북을 식물원으로 옮기는 것은 지나친 혈세낭비라는 지적이다.

실제 시는 지난해 3월 셰이셸공화국으로부터 무병(암컷 83살)과 장수(수컷 95살) 등 육지거북 한 쌍을 넘겨받아 같은 해 5월 1억 원을 들여 100여㎡ 규모의 거북이 전시관을 마련했다.

대전동물원 관계자는 “연중 영상 25~33도를 유지할 수 있는 난방시설을 완비한 전시관은 흙과 모래, 잔디, 진흙 등으로 바닥을 시설하고 연못과 열대 수목을 심는 등 거북이가 살던 세이셸 알다브라 현지와 같은 환경을 조성해야 하고 전담 사육사를 배치해야 하는 등 관리·운영비가 만만치 않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시민 김 모(45·둔산동) 씨는 “재원부족을 이유로 주민 숙원사업도 못한다는 기관들이 단체장 말 한마디면 못하는 것이 없다”고 성토했다. 박진환 기자 pow1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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