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전시를 방문하면 청사 곳곳에서 은은한 클래식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다.

시장실을 비롯 각 실·국장 집무실과 과·계장 사무실까지 음악을 들으며, 업무를 보는 클래식 애호가들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염홍철 대전시장의 ‘아트(Art)행정’, 즉 문화예술에 대한 그 만의 철학이 시정에 반영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수년간 세계 경제가 심각한 불황을 겪으면서 기업은 물론 정부, 지방자치단체들은 세수감소, 재정확대에 따른 행정의 위기를 경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행정과 경영에 새로운 감성코드가 가미돼 ‘클래식 행정·경영’이 화두로 대두되고 있다.

기존의 방식으로는 더 이상 경쟁력 있는 지자체, 기업으로 생존하기 어렵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는 단체장들과 CEO들이 이제 클래식 등 감동을 전하는 문화예술을 통해 새로운 해법을 모색하고 있으며, 이는 고객인 시민만족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관련 전문가들은 클래식을 통해 직원들의 근무 환경을 개선하고, 이에 따른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최대 장점으로 손꼽는다.

특히 감성적인 음악은 창의적 아이디어를 샘솟게 해주고, 스트레스를 줄여주며, 육신의 피곤함을 풀어주는 등 업무의 효율성을 증진시키는 동시에 고품격 문화를 갖춘 기관으로 만들어준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 염 시장은 지난 1970년대부터 클래식을 들으면서 업무에 임하는 것을 생활화했고, 이는 클래식 애호가 수준을 넘어 전문가 수준으로 올라섰다는 평이다.

주로 흐린 날이나 비 오는 날에는 드보르작의 첼로협주곡, 브람스의 첼로 소나타 등 차분한 느낌의 첼로 곡을 주로 듣고 있으며, 맑은 날에는 라흐마니노프와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협주곡 등 피아노곡이나 바이올린 연주곡을 주로 듣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낙선한 후에는 알비노니의 아다지오를 하루에 20번 이상 들으며, 세상과 소통했다.

지난해부터 클래식 전도사를 자처하고 있는 김상휘 시 총무과장은 “음악을 통해 사고가 유연해지고, 민원인들과의 소통이 한층 부드러워졌다”면서 “처음에는 직원들도 어색해 했지만 이제는 클래식을 같이 듣고, 좋아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진환 기자 pow1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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