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유사 석유제품 공급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대전지역 주유소 석유제품 판매가는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다.

주유소 업계는 정유사 제품가격 상승기 때 공급받은 제품을 판매 중이라 가격을 내릴 수 없다고 설명하지만 소비자들은 주유소들이 폭리를 취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16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www.opinet.co.kr)에 따르면 2월 1주 현재 국내 정유사 공급가는 휘발유가 전주보다 ℓ당 16.74원 낮아진 1721.72원으로 3주째 하락세를 보였고, 경유 역시 ℓ당 1526.04원으로 지난주보다 13.09원 낮아지며 하락세로 전환했다.

반면 15일 현재 대전지역 평균 주유소 판매가는 휘발유 1858.38원, 경유 1653.49원 등으로 지난 1일보다 각각 17.74원, 21.32원 올랐다.

이에 대해 지역 주유소 업계는 1개월 전 받은 제품이 남아 아직 낮아진 공급가의 제품을 받지 못해 가격을 인하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대전의 한 주유소 업주는 “대부분의 주유소가 그렇겠지만 우리 주유소의 경우 월 1회 꼴로 탱크를 채우는데 아직 지난 달 받은 제품들이 남아 그 물량을 판매하고 있다”며 “이달 물량을 채울 때에도 공급가가 여전히 낮다면 가격 인하를 고려해 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미 받아놓은 제품의 가격을 왜 올리는지에 대해서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오피넷 측은 90%에 달하는 자영주유소의 가격책정에 대해 통제할 권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1월 말 기준 국내 자영 주유소는 1만 1750여 개로 전체 주유소의 9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 정유사의 간판을 달고 영업을 한다고 해도 직영 주유소가 아닐 경우 정유사나 석유공사 등이 가격 통제를 할 수 없다는 것이 오피넷 측의 설명이다.

오피넷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정유사 공급가가 일반 주유소 가격에 반영되는 기간은 2주에서 3주가량 걸려 단순계산으로는 휘발유 가격은 이번 주, 경유는 3주 후 부터 가격이 낮아지는 것이 맞다”면서도 “주유소들의 판매가격은 주유소 스스로 정하는 것이다보니 업체들이 인하하지 않으면 통제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급가 하락에도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의 상승에 대해 많은 소비자들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주유소 판매가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직장인 유모(38·대전시 서구) 씨는 “낮아진 공급가에도 판매자들이 가격을 올린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폭리”라며 “결국 소비자들이 알아서 싼 곳을 찾아다니는 방법 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소비자들의 고충을 모르는 체 하고 자기 뱃속만 채우려는 주유소들의 횡포가 원망스럽다”고 덧붙였다.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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