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한파는 북적거려야 할 크리스마스도 썰렁하게 했다.

꽁꽁 얼어붙은 경기 탓에 연말 송년모임으로 특수를 기대했던 유통업과 요식업계에도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사상 최악의 경기침체로 충북지역 상당수 산업체들이 24일을 시작으로 공장 가동을 일제히 멈추는 등 크리스마스 장기휴무에 돌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주산단과 오창산단 인근의 유흥상권을 중심으로 크리스마스 및 연말특수에 기대를 걸었던 상인들이 크게 한숨짓고 있다.

청주지역 산단업체들의 최대 수혜 식당가인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 인근 음식점들은 지난해 업체 송년모임으로 크게 붐볐으나 올해는 식당마다 예약률이 30%도 채 못채웠다.

이들 음식점들은 업체들의 임시 조업중단에 맞춰 휴업도 고심하고 있으며, 공장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24시간 영업을 하던 음식점들은 저녁시간까지만 운영하는 등 영업시간을 줄이고 있다.

봉명동의 모 음식점 관계자는 “하이닉스반도체의 공장 직원들과 인근 업체들의 야간 근무자들로 인해 새벽에도 영업을 했는데 요즘은 저녁시간까지만 영업하게 됐다”며 “지난해까지만 해도 송년모임 등 업체들의 단체예약으로 그나마 연말에 매출을 올렸는데 올해는 지난해의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오창산단 인근 식당가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입주업체들 상당수가 연말부터 휴무를 계획하면서, 음식점들의 불이 꺼지고 있다. 음식점의 불황은 청주 전 지역으로 이어지고 있다.

공기업과 공무원 등 기관들의 송년회도 등산이나 봉사활동으로 대체하고 있기 때문에 연말 특수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청주상공회의소는 송년모임을 직원들과 함께 등산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으며, 청주시청 직원들도 다양한 봉사활동으로 대체하고 있는 등 대부분의 기업과 기관들의 송년모임 형태가 바뀌고 있다.

한국음식업중앙회 청주흥덕구지부 관계자는 "산단 인근의 유흥상권인 하복대동과 봉명동의 경우 최근 문을 닫고 있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며 “크리스마스 이브인데도 음식점은 모두 썰렁하기만 하다. 연말 특수는 고사하고 존폐마저 위협받고 있다”고 걱정했다.

한편, 지역의 백화점 등 유통업계는 크리스마스 특수를 기대하며 다양한 이벤트 행사를 내놓았으나, 24일 매출액이 지난해 대비 10%대를 밑도는 등 위축된 소비심리를 반증하기도 했다.

최영덕 기자 ydchoi@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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