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여파로 충북지역을 비롯한 전국의 돼지사육 규모가 줄면서 산지가격과 소비자 가격이 대폭 올랐다. 특히 110㎏ 돼지 한 마리(생체중 추정) 가격은 60여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0만 5000원)보다 두배 가량 인상됐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충북지원의 축산물 가격동향에 따르면 13일 현재 박피돈(가죽을 완전히 벗긴 돼지) 평균가격(농가 수취가격을 기준으로 kg당 가격을 산정)은 1㎏ 당 4209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당 2700원)보다 35.8%(1509원) 증가했다.
또 탕박돈(털만 제거한 돼지) 평균가격도 1㎏당 4572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772원)에 비해 39.3%(1800원) 올랐다.
돼지고기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도내 대형마트와 재래시장, 일반음식점에서도 삼겹살 등 돼지관련 음식 값이 껑충 뛰었다. 실제 청주시가 대형마트와 재래시장을 대상으로 소비자 가격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2월 14일 삼겹살 A급 100g 가격은 1300원대였지만, 지난 5일 삼겹살 가격은 2050원으로 1년 사이 57.69%(750원) 상승했다.
일반음식점의 삼겹살 값(200g)도 지난해 평균 7000원에서 올해 8000원으로 14.2%(1000원) 인상됐다. 이처럼 돼지고기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오른 것은 지속되는 구제역 살 처분 피해에 따른 사육규모가 줄었기 때문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이처럼 공급 불균형으로 돼지 값이 '금값'이 되다보니 돼지를 사육하는 축산 농가뿐 아니라 유통업자에게까지 그 피해는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
청주 흥덕구 봉명동의 한 대형 정육매장의 경우 지난해까지 돼지고기 수요가 많아 직접 축산농가와 직거래를 하며 50~60마리를 공급받았지만, 구제역 발생이후 가축 이동제한 조치와 공급량 감소로 인한 가격 상승으로 소비자들의 돼지고기 수요가 줄어들면서 현재는 중간도매상을 통한 거래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매장 관계자는 "구제역 때문에 돼지고기 수요가 주춤한 가운데 가격까지 많이 올라 소비자들이 돼지고기를 거의 찾지 않고 있다"며 "공급물량 부족으로 인한 가격 상승이 현실화되면서 돼지고기 매출은 50~60% 급감했다"고 말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충북지원 관계자는 "구제역 발생과 함께 도내 가축에 대한 이동제한 조치로 수요와 공급에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다"며 "돼지가격 대란을 막기 위해 정부에서 수입용 돈육의 관세를 철폐하는 등 조치를 하고 있으니 향후 상황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현 기자 cooldog72@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