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적 ‘관광특구’인 유성지역 일부 특급호텔들이 관광객 유치에는 소홀, 영리 추구에만 집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관광객들을 위한 각종 이벤트 및 객실 할인, 패키지 상품 혜택 등을 줄줄이 취소하고 돈이 되는 결혼식, 비즈니스 간담회 등 대형 연회 유치에만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호텔업계가 꼽고 있는 대표적 이벤트 상품인 밸런타인데이 이벤트 행사를 전면 취소하면서 관광객 및 지역민들의 불만이 적잖다.

실제 지역 대표 특급호텔인 A 호텔의 경우 밸런타인데이 이벤트 등 각종 이벤트 상품은 물론 정상가 20만 원 상당의 룸을 6만 원대로 이용할 수 있는 객실 할인 상품 혜택까지 취소했다. 또 B 호텔과 C 호텔 역시 부대시설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패키지 등 관광객 유치 상품과 연인 등을 위한 이벤트에는 등을 돌리며 연회에 이은 비즈니스 고객유치에만 ‘올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B 호텔 관계자는 “각종 패키지 상품 및 이벤트 행사 등은 호텔 이익에 별 효과가 없어 현재 활용하고 있지 않다”며 “오는 3월 날이 따뜻해지면 패키지 상품 개발을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경기권 등 타지역 특급호텔의 경우 발렌타이를 맞아 체험형식의 다이닝(만찬)부터 호화 디너 등 연인들을 위한 특별이벤트 뿐 아니라 각종 객실 패키지 이벤트 상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유성 인근 특1급 호텔인 청주 라마다호텔만 보더라도 계절·주말별로 호텔 부대시설 자유이용권 등 연중 패키지 상품을 내놓고 있으며, 밸런타인데이 ‘러브스토리’ 특선메뉴까지 개발했다. 라마다 호텔 관계자는 “알뜰 관광객들이 늘어나면서 패키지 상품을 선호하는 것이 전국적인 추세”라며 “입맛에 맞지 않으면 고객들은 눈을 돌린다. 단골 고객 유치를 위해 손실을 감수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지역 특급호텔들의 무심함이 ‘관광특구’ 유성의 명성을 되찾자는 목소리를 무색게 하며, 일부 관광객들의 눈을 타지역 관광지로 돌리게 하고 있다는 점이다.

청주에서 유성을 자주 찾는다는 유 모(60) 씨는 “주말 친인척과 유성을 찾으려 해도 비싼 숙박비와 각종 연회 등으로 정신이 없어 앞으로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타지역 온천을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유성의 옛 명성을 찾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특급호텔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지역 여행업계 관계자는 “이윤을 내기 위한 각계각층의 연회 마케팅도 중요하겠지만 그 전에 관광객 유치가 우선”이라며 “각 호텔들이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다시 한 번 뒤 돌아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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