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소재 화랑 대부분이 작품 거래가 거의 끊긴데다 대관마저 뜸해지면서 존폐의 기로에 서있다.
불경기로 지역 화랑에서 작품 거래가 줄고 작가들이 전시회를 꺼리게 되면서 화랑의 수익 악화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9일 대전미술협회에 따르면 최근 2년간 대전에서 문을 닫은 미술관이나 화랑 등 전시관은 전체 90여 개 가운데 20개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시 중구의 A화랑 대표는 “지난 2008년 이후 끝이 안보이는 경제 침체의 여파로 상당수 갤러리는 전기세도 못 낼 지경”이라며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하고 있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 2008년 이후 국내 전시는 동호회 전시 성격의 단체전시만 증가했고, 전문작가의 개인전이나 해외작가 국내전 등은 모두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관람객과 작가를 이어주는 화랑이 제 기능을 못하게 되면서 상당수 작가들이 그나마 시장이 유지되는 서울로 진출, 지역 화랑들의 사정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때문에 신규 화랑의 경우 임대료도 제대로 내지 못해 채 2년을 버티지도 못하고 사라지는 실정이다.
이에 일부 화랑들은 작품 경매 등 돌파구를 찾으려 시도했지만, 거래가 인맥과 학연, 지연 등에 얽매이면서 합리적 가격 형성은 커녕 신뢰도만 추락시키면서 부작용만 키웠다는 것이 미술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여기에 일부 기관이 지나치게 낮은 대관료를 편성해 지역 작가의 쏠림 현상까지 생기면서 영세 갤러리들의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지역 갤러리 한 관계자는 “마땅한 수익 구조가 없어 생활비에 대한 부담감도 커지고 있다”며 “대전의 대표 문화예술 거리인 대흥동의 갤러리들은 더욱 침체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미 기자 jju1011@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