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가 올해부터 시행하기로 한 초·중생 전면무상급식과 관련해 쌀을 지역 브랜드 쌀로 구입해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충북도교육청과 교육단체, 시민사회단체 등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서면서 갈등을 빚고 있다.
이는 지방자치시대를 맞아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해 꼭 필요한 조치라는 청주시의 입장과 그동안 지원해주던 우수농산물 구입예산을 전액 삭감해놓고 정부미 대신 브랜드 쌀을 구입함으로써 예산을 추가로 지출해야 하는 등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는 도교육청의 주장이 첨예하게 맞섰기 때문이다.
◆청주시의 입장
청주시는 지역경제활성화와 양질의 농산물 공급을 위해 지역의 우수농산물을 공급하기로 하고 그동안 급식예산을 교육청에 지원해주던 방식에서 탈피, 시에서 직접 식재료를 구입해 납품하기로 했다.
시는 우선 가격변동이 크지 않은 쌀에 대해 직접 구매 후 공급하는 방식을 택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농협에서 먼저 쌀을 공급하고 결제는 시에서 나중에 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또한 기존 나라미(정부미)로 공급할 예정이었던 것을 브랜드 쌀로 바꾸기로 해 쌀 구입예산 18억 원은 20억 원으로 늘어나게 됐다.
시 관계자는 "내년부터는 직접 구매해 공급하는 식재료의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라며 "선진지에 대한 벤치마킹을 실시하고 학교급식지원센터를 설치해 체계적인 식재료 공급 시스템을 만들고 학교급식용 친환경농산물재배농가를 육성하는 등 지역농산물 공급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교육계의 반발
청주시의 현물지원방침에 대해 충북도교육청은 교육감과 도지사의 무상급식 합의는 소요경비에 대한 분담금 및 분담률에 대한 합의이므로 현물지원은 이러한 합의에 위배되는 것이며 정부양곡 기준으로 예산을 편성해 특정 식자재 구입에 과다한 재원이 소요되는 경우 정상적인 급식운영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청주시가 당초 나라미를 기준으로 정한 쌀 구입예산을 브랜드쌀로 구입해 공급하겠다고 변경하면서 추가로 소요되는 2억 원의 예산을 시에서 부담하지 않고 기존 무상급식비에서 부담하겠다고 밝혀 발생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시에서 지원해주던 우수농산물 구입예산 20억 원을 무상급식 전면시행에 따라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전액 삭감해놓고 기존 무상급식예산에서 사용하겠다고 해 다른 식재료 구입예산을 삭감시키는 결과로 이어지게 됐다"고 주장했다.
도교육청은 특히 도내 전체 무상급식의 절반을 차지하는 청주시가 쌀을 현물로 공급하게 되는 경우 타 시·군에서도 지역 농산물을 현물로 공급하겠다고 나설 것도 우려하고 있다.
◆문제점
청주시의 쌀 현물구입·공급 계획은 당장 무상급식 실시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는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평을 받고 있다.
실제로 도교육청에서는 이미 지난해 12월 말 각 학교별로 예산 편성·배정을 끝냈고 이달 중순에 각 학교별로 운영위원회를 통과하면 곧바로 급식을 실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지난 2009년 모 지자체가 기획재정부에 국민신문고를 통해 질의회신받은 내용에 따르면 보조금으로는 현물을 구입해 공급할 수 없다고 명시해 현행 '보조금의 예산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의 위배 여부를 정확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히 채소나 과일류는 기후나 날씨로 인해 가격이 급등할 수 있으며 이 경우 많은 예산이 추가로 소요되며 이를 시에서 모두 부담할 것인가와 예산낭비 우려에 대한 논란의 소지도 안고 있다.
무상급식 전면실시로 인해 친환경농산물 등 우수농산물 구입예산이 삭감된 것도 문제다. 재원이 부족한 경우 질 저하도 발생할 수 있어 급식 주체인 교육청(학교)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지자체 시대를 맞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노력은 인정되는 만큼 지역농산물을 우선 구입하도록 하는 내용을 명시해야 한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청은 학생을, 시에서는 농민을 책임져야 하는 것이지 교육청에서 농민도 책임져야 하느냐"며 "시에서 현물로 지원하는 것으로 결정하는 경우 도교육청 예산으로 우선 쌀을 구입해 무상급식을 실시하겠다. 책임은 청주시의 몫"이라고 말했다.
김규철 기자 qc2580@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