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충북문단에 동인지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동인지가 눈길을 끄는 것은 모든 것이 서울로만 집중되는 현실속에서 지역문학 활동의 구심점을 이루며 당당히 중앙문단과 문학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문단을 지배하는 시류편승주의, 안이한 타성주의 등 부정적 경향에서 탈피해 정갈한 언어와 겸허한 문학적 태도로 삶의 다양성을 노래하고 있다. 특히 이들 지역 동인지들은 서정성의 복구를 통한 시학의 주체성 찾기 등 정신의 가벼움이 횡행하고 있는 인스턴트 시대에 문학의 본성을 회복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충북소설가협회가 ‘충북소설 13집’을 내놓았다. 이번 호에는 12명의 작가들이 참여해 최근작을 수록했다.
강준희의 고향역, 김영식의 유체이탈, 김미정의 목련공원에 바람이 분다, 김창식의 태백횡단기, 김학진의 나는 누구인가, 박희팔의 풍월주인 사설, 안수길의 호접난, 이규정의 부킹, 이귀란의 변방, 이항복의 비석, 전영학의 산성일기, 최창중의 과부와 요부 등이다. 각각의 작품에서는 새로운 계절감각을 느낄 수 있고, 자연에서 빗어진 여유롭고 은은한 삶을 엿보게 한다. 또 시골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상을 그렸는가 하면 해학적으로 써내려간 글들이 부담없이 읽히게 한다.
1996년 창립한 충북소설가협회는 현재 22명이 회원으로 활동하며 지역 소설문학의 맥을 잇고 있다.
내륙문학회가 ‘내륙문학 47집’을 출간했다. 이번 호에는 충북의 문인을 찾아서 코너에 시인 정지용의 문학세계를 조명했다. 또 연꽃향기와 함께하는 문학놀이편에서는 청원연꽃마을에서 열린 행사를 특집으로 엮었다. 문학평론가 김재국 씨가 ‘수필문학의 발전과 인식의 전환’에 대해 발표한 세미나 자료를 비롯해 시인 박경희 씨의 가죽공예 강좌를 소개했다. 특히 부대행사로 마련된 시낭송과 수필낭송작품을 함께 실었다. 회원작품은 방송작가 강우진 씨의 시나리오 ‘파로호의 아침’, 시인 이석우 씨의 ‘내소사 문화유산답사’ 등 시, 수필, 동화작품을 수록했다.
도내 공무원 문학단체인 행우문학회는 ‘문학과 생활 제23집’을 펴냈다. 명예회원 작품으로 김생수의 바다가 먼저 울었다, 박찬승의 겨울에 들던 날, 우완제의 확대경, 윤상희의 그러려니, 전관주의 내 안경을 다오, 최진섭의 콩새단풍 숲을 찾는 오묘한 까닭 등 6명의 작품을 선보여 토속적인 문학의 향취를 보여준다. 이밖에 시, 시조, 수필장르의 회원작품을 비롯해 제9회 공무원문예작품 공모전 운문과 산문부문 당선작을 부록으로 편집했다. 또한 인터넷문학촌 코너에서는 행우문학회 카페 회원 작품을 초대했다.
문인협회청원지부는 ‘청원문학 제6집’을 내놓았다. 충북고장의 이야기 코너를 신설해 수필가 박청홍 씨가 ‘청원의 풍수’를 알기 쉽게 소개했다. 출향작가 작품으로는 김문억의 너를 위한 시, 오희창의 부용찬가, 지대용 씨의 천은정사를 찾아서가 눈길을 끈다. 부록으로 제1회 역사인물선양 전국학생 백일장 수상작품을 수록했다.
시갈골문학회가 창간 동인시집 ‘시갈골문학 제1집’을 선보였다. 회원들은 음성군노인종합복지회관 시창작교실에서 시를 배운 수강생들로 그동안 갈고 닦은 시심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벌 나비 날아들면 열매 맺는다’를 부제로 참여회원은 한충자 주명옥 정반헌 조순례 이명재 최문희 정연기 김종태 등 8명이다.
이현숙 기자 leehs@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