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최근 충남대 사범대학 학생회가 대학 홈페이지에 오리엔테이션 MT에 참여하지 않는 신입생을 ‘왕따’ 시키겠다는 협박성 공지를 게재해 물의를 빚고 있다. <본보 2일자 6면 보도>

‘새내기 새로 배움터 (이하 새터) 불참비 관련 공지’라는 제목으로 게재 한 공지글에는 “불참과 함께 불참비를 내지 않을 경우 아사(일명 아웃사이더)로 간주하고 각종 과생활에 불이익을 받게됨을 알려드립니다”라며 불참금을 강요하고 있어 이에 따른 파장이 커지고 있다.

또 “올해는 보다 확실한 제재가 뒤따를 것입니다. 상상 그 이상이 될 지도 모릅니다”라는 공지글이 거침없이 게재돼 있다.

공지사항에 따르면 새터비용은 참가비 4만 5000원과 함께 불참비 2만 5000원이며 주류 및 각종 안주를 더 준비 해야한다는 이유로 지난해보다 5000원이 인상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신입생들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20만~30만 원에 이르는 학회비 및 학생회비, 새터비용을 3중으로 부담해야 하는 셈이다.

타 대학에서 교직이수 과정을 밟고 있는 한 대학생은 댓글을 통해 “MT에 참여하지 못하는 학생들은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왕따 시킬테니 돈내놔라 하는 것은 터무니 없는 행위”라며 “이런 학생들이 교사가 되면 학생들에게 왕따를 종용할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학생회 임원으로 활동 했던 A대학 졸업생 이모 씨는 “불참금 등 학생 부담금 징수는 이미 오래전 부터 있었던 일”이라며 “심지어학생회측이 학생들의 학교생활 참여도를 평가, 교수들을 종용해 학점에 영향을 끼친 적도 있다”고 고백했다.

더욱이 이번 새터 공지는 예비 교사들의 요람인 사범대학에서 주관했다는 점에서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또 신입생들의 참여보다 참여비와 불참비 납부를 강조하고 있어 예산 운영의 투명성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학생회 측은 대학 홈페이지를 통해 서둘러 사과문을 게재했다. 학생회는 사과문을 통해 “새터는 사범대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행사다. 불참비를 걷는 이유는 학생들의 참여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불참비의 비합리성에 대해 신중하지 못한 점에 대해 반성한다. 앞으로 불합리한 회비추징이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어떤 조직보다 자율성을 보장해야하는 대학에서 부담금 강제징수 등 불합리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학교 측의 교육지침과 사회적 관심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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