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구제역 여파로 연기됐던 농협 4급 승진시험이 또 한 번 연기될 기미가 보여 수험생들이 갈팡질팡하고 있다.

이미 한 차례 연기된 상황에서 구제역이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자 수험생들 간에 승진시험 재연기를 두고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농협은 지난달 승진시험을 연기하겠다는 확정 공문에 오는 20일을 시험일로 예정하고, 구제역이 종식되지 않는다면 다시 한 번 연기할 수 있다는 단서(但書)를 달아 재연기 할 수 있는 입장을 마련해 놓은 상태다.

1일 대전·충남 농·축협 응시생 등에 따르면 농협은 지난달 16일 4급 승진 시험을 진행키로 했으나 구제역 여파로 오는 20일로 한 차례 시험을 연기했다.

현재까지도 구제역은 수그러들지 않고 승진시험 대상자인 지역 농협 직원들은 연일 계속되는 방역과 살처분 작업 등에 동원되고 있다.

때문에 오는 20일 시험을 강행할 경우 각종 구제역 방역 등에 오랫동안 동원돼 온 직원들이 그동안 공백을 주장하며 불리하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농협 충남지역본부 관계자는 “가축들에게 구제역 백신 접종을 거의 끝마친 상태이며 진정 국면을 보일 것으로 예상돼 오는 20일 시험은 진행될 것으로 보고있다”며 “하지만 혹시 모를 재연기 문제는 설 연휴가 끝나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험 대상자 A 씨는 “아무리 승진 대상자 시험이라고 해도 구제역 여파가 언제 진정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시험을 무작정 연기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며 “농협 말고도 1월 중 승진시험이 계획된 기관들은 정상적으로 시험이 치러진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시험이 또 연기 된다면 설 연휴전에 발표돼 맘 놓고 연휴를 보낼 수 있도록 해줘야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는 20일로 예정된 농협 4급 승진시험은 '승진 고시'라고 불릴 만큼 경쟁률도 치열할 뿐 아니라 합격하기도 어렵기로 손꼽힌다. 대전·충남지역 농협에는 4급 승진시험에 합격하고도 순번을 기다리는 직원들이 대전·충남 지역에만 1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호창 기자 hclee@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