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도권의 자연보전권역 내 공장입지 규제를 전면 완화할 방침인 가운데 그동안 논란이 돼 온 경기도 이천 하이닉스반도체의 일부 공장 증설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하이닉스는 오는 2014년까지 청주 이외의 다른 곳의 증설투자는 될 수 있으면 지양하고 청주공장에 이미 건설이 완료된 M11, M12라인의 전면 가동을 위해 투자키로 했던 기존 방침을 일부 변경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게다가 기존에 계획된 하이닉스의 투자 방침을 당장 이천공장으로 급선회하진 않겠지만, 중·장기적으로 볼 때 변동의 가능성이 조금씩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7일 오후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2011년 규제개혁 추진계획 보고회의’를 열고 올해 규제개혁 과제 1156개를 확정했다.

이에 정부는 우선 수도권 자연보전권역에서 수질에 영향이 없는 수준으로 폐수를 처리할 수 있는 기업에는 공장 설립이나 증설을 허용하는 등 인·허가 제도를 변경할 방침이다.

◆하이닉스 입장

그동안 하이닉스는 지난해 2월경 공장증설을 허용하는 환경부 결정을 받아냈지만, 수도권 자연보전권역 안에서 공장 증설을 제한하는 각종 규제가 풀리지 않아 상대적으로 청주공장에 눈길을 돌렸던 게 사실이다.

하이닉스는 그러나 이천공장은 D램 공정 위주로, 청주공장은 낸드플래시 공정 위주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이천공장의 공장 증설 기회가 생겼다 하더라도 공정 자체가 달라 크게 걱정할 문제는 아니라고 견해를 밝혔다.

권오철 하이닉스반도체 사장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시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천사업장이 상수원 보호구역에 있어 그동안 공장 증설과 반도체 구리공정 도입 등에 제한이 있었다"며 "이번 발표로 규제 문제는 사실상 해결했지만, 청주사업장에 이미 'M11'과 'M12' 등 차기 공장을 마련했기 때문에 이천 공장 증설은 향후 재무와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중장기적으로 계획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올해 경영 목표에 대해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할 수는 없지만, D램은 업계 최첨단인 30나노급 공정을 올 1분기 양산에 들어가고, 올 하반기에 다음 단계인 20나노급 제품을 개발할 것"이라며 "낸드플래시 역시 26나노공정 양산에 이어 올 하반기 20나노공정 제품을 개발하는 등 앞선 공정기술 개발로 선두기업과 격차를 없앨 것"이라고 강조했다.

◆충북도·청주시 입장

하이닉스는 지난 2007년 충북도와 당시 국내 단일 투자 최대 규모로 손꼽히는 8조 7000억 원의 투자협약을 맺었다. 30일 충북도에 따르면 하이닉스는 청주에 2개 공장을 짓는 등 지난해 말까지 3조 3000억 원의 실 투자를 한 데 이어 올해 1조 원의 추가 투자계획을 하고 있다.

도는 청주에 이미 낸드플래시 공장이 지어졌기 때문에 이천공장 증설에 아직 큰 타격은 없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의 가능성이 있다는 쪽에 무게를 두며 주목하고 있다.

청주시는 하이닉스가 2~3년 전 구리공정의 무방류시스템을 채택한 이천공장과 알루미늄공정 방류시스템의 청주공장의 공정이 서로 달라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태도를 확고히 했다. 특히 이번 수도권 규제 완화로 하이닉스 협력업체의 청주테크노폴리스 입주 차질 문제와 관련해서도 크게 걱정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말 기준 청주테크노폴리스에 입주를 계획한 업체는 모두 76곳으로 상업용지는 이미 포화상태”라며 “공장 지대가 비싼 수도권 업체들이 이전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정부의 발표와 청주테크노폴리스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박한진 기자 adhj79@@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