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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26일 청주 흥덕구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시민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덕희 기자 withcrew@cctoday.co.kr | ||
손 대표는 이날 오전 민주당 충북도당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데 이어 낮 12시 산남사회복지관을 찾아 노인 150여명에게 무료 배식을 실시하고, 흥덕구청 회의실 등에서 시민토론회, 주민좌담회를 차례로 갖고 바닥 민심 잡기에 공을 들였다.
전날 충남 연기를 방문했던 손 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충청권에 과학벨트를 조성하겠다는 약속과 당론을 지킬 것임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밝힌다"고 쐐기를 박았다.
이인영 최고위원은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을 거론하며 "대통령 형님의 권력이 어디까지인지 궁금하다"며 "충청권 과학벨트 조성이라는 대선 공약까지 무력화시키는 모습을 보면서 형님 수준을 넘어 '공동대통령'이라는 비판마저 나오는데 이 정권은 형제공화국인가"라고 비난했다. 이어 "대통령 말조차 손바닥 뒤집듯 뒤집으려는 어둠의 세력이 청와대 안에 등장한 것 같다"며 정부에 충청권 유치를 촉구했다.
조배숙 최고위원은 "가장 중요한 지도자의 덕목은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며 "하지만 현재 상황을 보면 대선 당시 했던 약속은 표를 구걸하기 위해 했던 거짓말에 불과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영춘 최고위원도 "'광주가 시끄러우니 피해가자'는 의견에도 불구, 손 대표가 고민 끝에 광주행을 강행한 뒤 충청권 유치를 위해 호남이 양보해 줄 것을 부탁했다"며 손 대표를 치켜세웠다.
이날 손 대표 등 당 지도부의 청주 방문은 당내 호남권과 지역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 선정을 놓고 '공약 이행론'을 내세워 중원 껴안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는 손 대표가 텃밭의 이해관계에 묶여 중원을 포기하기보다는 선거 때마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던 충청 민심을 먼저 다 잡아 집권 가능성을 높인다면 호남도 이를 용인할 것이라는 전략적 판단이 깔려있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이날 회의는 반쪽자리에 그쳤다는 지적도 나왔다. 전체 최고위원 9명 가운데 정동영·정세균·박주선 최고위원과 박지원 원내대표(당연직 최고위원) 등 호남 출신 4명 전원이 공교롭게 별도 일정을 이유로 불참했기 때문이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전주 버스파업 사태 관련 민주노총 간담회에, 정세균 최고위원은 남부내륙철도 관련 의원 간담회, 박주선 최고위원은 광주 지역 방송토론, 박 원내대표는 서울지역 기초단체장 간담회 참석으로 불참했다.
하성진 기자 seongjin98@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