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터넷 상에 ‘지하철 폭언 고등학생’, ‘대학생, 환경미화원 폭언’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대전·충남지역 10대 학생들의 욕설·비속어 사용도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학생들 사이에서 욕설·비속어가 일상 언어로 둔갑하고 있어 교육당국의 적극적인 대처가 요구되고 있다.
실제 일선 학교 교사들은 학생들의 욕설·비속어 사용으로 고통 아닌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대전 모 초등학교 4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이모(37·여)교사는 방과후 학교 수업 중 남학생 두 명을 훈계하다 황당한 일을 겪었다. 잘잘못을 따지는 과정에서 한 학생이 어이없는 표정으로 ‘헐’하고 답했고 다시한번 꾸짖는 과정에서는 혼잣말로 욕설을 내뱉기까지 했기 때문이다.
이 교사는 “교사 앞에서 욕설이나 비속어를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는 것을 보고 어이가 없었지만 교사로서 창피하기도 하고 크게 문제를 삼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현재 학교 교육은 학업성취도 평가 등 지식위주의 교육에 편중 돼 있어 언어순화교육은 뒷전으로 밀려난지 오래라고 설명했다.
천안 모 고등학교 최모(43) 체육교사 역시 “학생들 사이 대화자체가 욕설로 가득하다. 화장실 벽에는 성행위 장면이나 온갖 욕설로 가득하다. 인터넷, 영화, 방송매체 등의 영향력으로 비속어가 심각하게 번져가고 있다”며 “교사들이 수시로 훈화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그때 뿐”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대전·충남지역 관할 교육당국이 일선 교사와의 소통부족으로 별도의 언어순화 프로그램이나 뽀족한 지도책 마련에는 소홀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학생들의 욕설·비속어 사용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데도 현장 실사 등 정확한 실태파악 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문제의 심각성을 간파, 우선 새학기부터 실태파악에 들어가 언어순화교육프로그램 신설을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국어 등 교육과정에 바른말 쓰기 내용이 포함돼 있고 수시로 교사들이 훈화하고 있다. 별도의 언어순화 교육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언어는 학생들의 인성과 직결되는 아주 중요한 요소”라며 “현재 학교 내부에서는 학습위주 교육으로 인성교육은 뒷전이다. 지속적으로 언어순화 교육이 무시된다면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욕설·비속어 사용의 심각성을 꼬집었다.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