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나 친구를 사칭해 사기를 치는 이른바 ‘메신저 피싱’ 피해가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매년 사기 수법이 지능화하고,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2차 피해가 현실화 되고 있지만 관련 대책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최근 대전지역 한 경찰서에 네이트온 메신저에 접속한 50대 여성 A 씨에게 지인을 사칭해 접근한 뒤 수백만 원을 입금 받아 가로챈 사건이 접수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당시 A 씨는 아는 동생이 친근한 말투로 “급전이 필요하다”식의 메시지를 보냈고, 별다른 의심 없이 3차례에 걸쳐 800만 원을 송금했지만 얼마 되지 않아 사기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하지만 통장으로 보낸 돈은 단 20여 분 만에 모두 인출됐다. 경찰에서 A 씨는 “대화 말투 등이 동생과 똑같아 감쪽같이 속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경찰에 따르면 사기범들은 이미 확보한 개인정보를 통해 메신저에 등록된 가족, 친구 등과의 과거 대화내용을 알아 낸 뒤 말투를 흉내 내거나 사적인 일을 거론하며 피해자의 의심을 차단한다.
여기에 강화된 메신저 피싱 보안책을 피하기 위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계좌번호와 요구사항을 보내는 등 치밀한 수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말 그대로 ‘학습’을 통해 사기 성공률을 높이는 범행으로 진화한 셈이다.
또 경찰 수사에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짐작케하는 정황이 포착돼 메신저 사용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A 씨를 비롯해 특정 영문자로 시작하는 각기 다른 네이트온 아이디 60여 개가 한 곳의 IP주소에 수차례에 걸쳐 접속됐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다수가 사용하는 PC방이 아닌 일반 인터넷 회선 IP에서 아이디 60여 개가 접속이 된 것은 이미 다수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것”이라며 “네이트온 사용자의 데이터베이스가 유출됐거나 얼마 전 옥션이나 신세계닷컴 등에서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의 2차 피해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메신저 피싱 관련 피해액이 연간 수백억 원에 달하고 수법 역시 점차 지능화되지만 관련 대책은 여전히 제자리다.
대부분 사기범들이 대포통장을 사용해 추적과 검거가 쉽지 않고, 관련 피해 구제를 위한 ‘전기통신 금융사기 등의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안’이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이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대포통장 거래가 공공연히 이뤄지는 것은 계좌 개설과정에서 금융권의 감독이 소홀하기 때문”이라며 “과거 금융거래 실적이 하나도 없는 사람 명의로 갑자기 다수의 통장이 만들어지는 것 정도는 각 은행차원에서 의심해볼만 하다”고 강조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특히 매년 사기 수법이 지능화하고,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2차 피해가 현실화 되고 있지만 관련 대책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최근 대전지역 한 경찰서에 네이트온 메신저에 접속한 50대 여성 A 씨에게 지인을 사칭해 접근한 뒤 수백만 원을 입금 받아 가로챈 사건이 접수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당시 A 씨는 아는 동생이 친근한 말투로 “급전이 필요하다”식의 메시지를 보냈고, 별다른 의심 없이 3차례에 걸쳐 800만 원을 송금했지만 얼마 되지 않아 사기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하지만 통장으로 보낸 돈은 단 20여 분 만에 모두 인출됐다. 경찰에서 A 씨는 “대화 말투 등이 동생과 똑같아 감쪽같이 속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경찰에 따르면 사기범들은 이미 확보한 개인정보를 통해 메신저에 등록된 가족, 친구 등과의 과거 대화내용을 알아 낸 뒤 말투를 흉내 내거나 사적인 일을 거론하며 피해자의 의심을 차단한다.
여기에 강화된 메신저 피싱 보안책을 피하기 위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계좌번호와 요구사항을 보내는 등 치밀한 수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말 그대로 ‘학습’을 통해 사기 성공률을 높이는 범행으로 진화한 셈이다.
또 경찰 수사에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짐작케하는 정황이 포착돼 메신저 사용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A 씨를 비롯해 특정 영문자로 시작하는 각기 다른 네이트온 아이디 60여 개가 한 곳의 IP주소에 수차례에 걸쳐 접속됐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다수가 사용하는 PC방이 아닌 일반 인터넷 회선 IP에서 아이디 60여 개가 접속이 된 것은 이미 다수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것”이라며 “네이트온 사용자의 데이터베이스가 유출됐거나 얼마 전 옥션이나 신세계닷컴 등에서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의 2차 피해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메신저 피싱 관련 피해액이 연간 수백억 원에 달하고 수법 역시 점차 지능화되지만 관련 대책은 여전히 제자리다.
대부분 사기범들이 대포통장을 사용해 추적과 검거가 쉽지 않고, 관련 피해 구제를 위한 ‘전기통신 금융사기 등의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안’이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이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대포통장 거래가 공공연히 이뤄지는 것은 계좌 개설과정에서 금융권의 감독이 소홀하기 때문”이라며 “과거 금융거래 실적이 하나도 없는 사람 명의로 갑자기 다수의 통장이 만들어지는 것 정도는 각 은행차원에서 의심해볼만 하다”고 강조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