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도 한 포기만 사고 사과랑 배도 딱 3개 씩만 사야할 것 같아요.”
설 제수용품 마련을 위해 대형할인마트를 찾은 주부 박모(43) 씨는 지난해에 비해 크게 오른 가격에 선뜻 물건을 구매하지 못하고 진열된 상품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구입량을 최소화하더라도 20만 원을 훌쩍 넘는 제수비용이 큰 부담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제수용품 가격이 전년에 비해 대부분 크게 오르면서 서민가계의 설 차례상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전국주부교실 대전시지부가 지역 백화점과 할인마트, SSM, 재래시장 등 32곳에서 공산품과 농수축산물 중 제수용품을 중심으로 32개 품목 가격을 조사한 결과 배추 등 24개 품목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가격이 내린 품목은 국산 참조기 등을 포함해 8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4인가족 기준 올해 설 차례상 비용은 평균 25만 7972원으로 지난해 23만 7480원보다 무려 9.0%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구입처별로는 백화점이 31만 9774원으로 가장 비쌌고 SSM 26만 2010원, 할인마트 24만 4010원 등이었으며 재래시장이 20만 6093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개별 품목별로는 배추(2㎏)가 지난해 1941원에서 올해 3853원으로 두 배에 가까운 98.5%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고 이상기온 등으로 작황이 좋지 않았던 사과(부사 300g 1개)는 2123원에서 60.1% 오른 3399원으로 집계됐다.
또 깐녹두(국산 500g)는 7746원에서 46.4% 오른 1만 1341원, 양파(1.5㎏)는 2192원에서 36%오른 2981원, 배(신고 700g 1개)는 3256원에서 29.3%오른 4208원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고사리와 도라지, 산자, 곶감 등도 전년에 비해 20% 이상 가격이 오른 것으로 집계됐고 무와 황태포, 돼지고기 등도 10% 이상 가격이 올랐다.
반면 참조기(-27%)와 소고기(-15.4%), 시금치(-10.6%), 밀가루(-4.1%), 식용유(-0.8%) 등은 전년에 비해 가격이 내렸지만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비교적 크지 않았다.
구입처별 가격차는 소고기(1등급 국거리 100g)의 경우 가장 저렴한 재래시장(3117원)보다 백화점(6493원)이 무려 108% 비쌌고 대추(300g) 역시 재래시장(4536원)보다 백화점(7573원)이 67% 가격이 높았다
한편 고사리와 가래떡, 황태포 등은 대형마트가 백화점보다 오히려 가격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고 닭고기와 조기, 도라지, 밤 등은 SSM가격이 할인매장이나 백화점보다 비쌌다.
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