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야당 의원들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이하 과학벨트) 충청권 입지와 관련해 청와대를 정조준하거나 정부 여당에 대한 압박 강도를 최대한 높이는 등 정치 생명을 건 투쟁에 나설 가능성을 높이고 있어 주목된다.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소속 의원들은 ‘제2의 세종시 사태 비화’, ‘대통령의 중심잡기’를 거론하면서 과학벨트 충청권 입지가 불투명할 경우 정면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민주당 정책위의장을 지낸 3선의 박병석 의원(대전 서갑)은 “이명박 대통령이 과학벨트 충청권 입지라는 공약을 지키지 않으려고 하면서 제2의 세종시 사태로 비화되고 있다”면서 “국론을 분열시키고 지역 간 갈등을 조장하는 정치를 당장 중단하고 충청인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소속으로 과학벨트를 전담하는 국회 교과위원장인 변재일 의원(충북 청원)은 “행정중심복합도시와 첨단의료복합단지가 그랬던 것처럼 이명박 대통령이 충청인과의 약속을 또 한 번 지키지 않고, 과학벨트의 형님벨트 변질을 위한 음모를 진행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면서 “과학벨트의 형님벨트 변질을 위한 정치적 꼼수가 있다면 즉시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당 대표비서실장인 양승조 의원(천안 갑)은 “과학벨트 충청권 입지는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데 이를 지키지 않으면서 분란이 발생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약속을 지키면 되는 상황”이라면서 “과학벨트 충청권 입지가 흔들린다면 이는 정말로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다. 세종시보다 더 어려운 싸움이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는 24일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과학벨트는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충청권 유치를 공약했던 사항”이라면서 “본래 약속했고 순리에 합당한대로 충청권 입지를 빨리 결정함으로써 다른 지역의 분란과 고민을 가라앉혀 줘야 한다. 늦으면 늦을수록 국론분열과 지역갈등이 심화되어 세종시 때처럼 또 한 번 정권이 감당하기 어려운 화를 당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권선택 원내대표(대전 중구)도 “과학벨트 국책사업이 점차 미궁으로 빠져드는 느낌이다. 공모 운운하면서 지역갈등과 불신이 커지고 있고 형님벨트 얘기가 나오더니 급기야 김문수 경기도지사까지 가세해서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면서 “이럴 때 일수록 대통령이 중심을 잡고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대통령의 공약 이행을 촉구했다.

선진당은 25일 오전 김황식 국무총리를 방문해 충청권 입지를 재차 촉구하는 등 전방위적인 활동에 돌입할 방침이다.

서울=김종원 기자 kjw@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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