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호남권 거점 국립대들이 대학 간 통합에 이어 법인화 전환을 통한 경쟁력 확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면 충청권 국립대들은 획기적인 대학 발전의 계기로 작용할 수 있는 통합작업과 법인화 전환과 관련 구성원들의 무관심에 반발까지 겹쳐 뜻을 하나로 모으지 못해 향후 경쟁력 추락과 발전동력 상실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영·호남권 거점 국립대인 경북대·부산대·전남대 등 3개 대학은 최근 법인화를 공동 추진키로 합의했다.

이들 대학은 지난 12일 경북대에서 총장과 부총장, 기획처장 등 주요 보직자들이 모여 연석회의를 갖고 향후 국립대 법인화 문제에 공동으로 대응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들 대학은 서울대 법인화 추진 사례에 대한 공동 연구를 통해 최적의 법인화 모델을 찾아 교육당국과 협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특히 개별 대학이 아닌 영·호남권을 대표하는 거점 국립대 3곳이 공동으로 대응할 경우 법인화 전환을 둘러싼 교육당국과의 협상과정에서 무게가 실려 더욱 많은 재정적인 지원 등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들 대학은 법인화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기획처장이 수시로 모임을 갖고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내부적으로는 구성원들의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하는 등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이들 대학 중 전남대는 여수대와, 경북대는 상주대와 각각 통합을 성사시켜 몸집을 불린데 이어 대학 간 통합을 유도하는 교과부의 정책기조에 부응한 대가로 수백 억 원대의 재정지원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교과부가 법인화 전환 등 국립대 개혁에 정책적인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향후 법인화 전환 시 막대한 예산지원도 기대할 수 있어 대학수준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타 지역 거점 국립대들의 발 빠른 움직임에 충남대도 비상이 걸렸다.

충남대는 지난 18일 교수와 직원에게 신희권 기획처장 명의의 긴급 서한문을 통해 대학의 발전과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법인화 등 변화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다.

신 기획처장은 서한문에서 "주요 거점 국립대들이 충남대를 배제한 채 정부 정책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발전기회를 선점해 나가고 있다"며 "우리 대학도 거부할 수 없는 대세를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대학의 법인화에 충대 가족 모두가 발전적인 방향으로 역량과 지혜를 모을 때”라며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촉구했다.

김일순 기자 ra11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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