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초강력 한파와 함께 불어닥친 전력대란은 시민들이 사무실과 가정에서 무심코 사용하고 있는 각종 전기 난방이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치솟는 기름값에 비해 비교적 저렴한 전기 난방기가 인기를 끌다보니 연일 최대 전력수요를 경신하는 등 사상초유의 전력난을 불러왔다.
◆사방이 온통 전기 난방기
20일 충북 청주 성안길 상점가는 혹독한 강추위와 맞서기 위해 매장마다 각양각색의 전기 난방기가 자태를 뽐내며 가동되고 있다.
특히 가게마다 손님들이 하루에도 수백 번씩 드나들기 때문에 매장 직원들은 실내온도 유지를 위해 말 그대로 추위와 ‘사투’가 벌어지고 있다.
매장 입구에는 대형 전기 난로가 있는 것은 기본이고 한쪽 구석에는 온풍기와 히터 등 다양한 전기 난방기로 중무장했다. 심지어 한 이동통신사 대리점은 매장 입구에 전기 히터 두 대가 뜨거운 열기를 뿜어대며 세워져 있어 추위에 떨며 지나가는 행인을 불러모을 지경이다.
한 식당은 난방기가 하루 종일 풀가동되면서 착용한 안경에 서리가 낄 정도로 입구부터 후덥지근한 온기가 느껴졌다.
인근 육거리종합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누구보다 추위에 노출된 시장상인들은 의자에는 소형매트를 깔고 가게 벽이나 책상 주변에는 선풍기형 온풍기가 돌아가고 있었다.
상인들은 온종일 추위와 싸우다 보니 가정에 돌아가서는 전기매트를 깔고 잠을 청해야 피로가 풀릴 정도로 겨울철엔 전기 난방기가 품을 떠나지 않을 정도다.
농협청주농산물물류센터에서는 올겨울 전기 난방제품의 판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전기난방기 전기요금 폭탄… 누진제 적용
전기매트나 전기히터, 온풍기 등은 겨울철 전기요금의 폭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무턱대고 장시간 사용하다가는 누진제가 적용돼 많은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예년보다 부쩍 추워진 날씨로 전기 난방기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전기요금 누진으로 과다 부과요금에 소비자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추운 겨울 실내에서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보일러 가동보다는 거실과 방에 전기매트를 사용하는 가정이 늘었고, 원룸과 같이 혼자 사는 세대도 온풍기와 매트 사용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TV와 컴퓨터, 냉장고 등 각종 전자제품 사용량의 증가로 누진세가 적용되면 전기요금은 평소보다 3~5배 높게 부과된다.
한국전력공사 충북본부에 따르면 “가정용 전기요금의 누진세는 처음 100㎾h까지는 1㎾h당 56.20원을 적용하지만 500㎾h를 초과하면 656.20원을 적용하게 된다”며 “주택용은 사용량이 많을수록 누진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무심코 사용하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한진 기자 adhj79@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