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극복의 해법, 노사불이(勞使不二) 정신에 있다.’

지역 산업계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매서운 한파에 을씨년스런 겨울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매출 급감에 따른 고용불안이 고조되며 난국 타개를 위한 노사협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중소업체들이 작금의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설 경우 실직자가 양산돼 가계경제가 붕괴, 지역경제를 더욱 위축시키는 악순환이 심화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불황 극복을 위한 해결 방안으로 최근 노동부와 노사발전재단이 선정한 노사문화 우수기업의 경영혁신 사례가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임금 동결, 상여금 유예, 순환 무급휴직 및 각종 복지제도 반납 등 을사의 노력으로 2005년 7월 워크아웃을 1년 반 만에 조기 졸업하고 세계 6위의 반도체 기업으로 부활한 하이닉스반도체㈜ 청주공장은 반도체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영업이익 적자가 누적됨에도 회사 경쟁력 강화의 최우선 과제는 '고용안정'이라는 노사의 공감대가 형성돼 인력 감축을 자제하며 2003년 3분기 이후 17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충남 아산의 ㈜아산성우하이텍은 ‘현장직원’이라는 호칭 대신 ‘공정책임자’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등 인간존중의 경영을 실천, 1995년 창사 이래 단 한 명의 인위적 인원 감축을 하지 않는 등 근로자 고용안정을 위해 노력했다.

지난해에는 노조가 회사경쟁력 강화를 위해 임금동결을 선언하자 경영진이 감사의 표시로 기본금 6%를 인상을 결정했고, 대표이사가 사재 50억 원을 출연해 임직원의 내집 마련 및 긴급자금 대출기금을 조성하기도 했다.

서산의 ㈜롯데대산유화는 노사화합 문화를 경쟁력 확보의 전제조건으로 삼고 공동체적 노사문화를 구축, 상생의 노사관계를 통해 '제2의 창업'과 '100년 기업을 위한 보다 좋은 일터 만들기’를 추진했고, 협력적 노사관계 유지를 위해 노사워크숍, 노사화합대회를 열고 이해의 폭을 넓혔다.

이처럼 노사 상생과 고통 분담을 바탕으로 한 위기 극복 사례는 비용절감을 이유로 ‘우선 감원부터 하고 보자’는 지역 기업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전지방노동청 관계자는 “많은 기업들이 IMF 외환위기를 체질 개선과 생산성 향상의 기회로 활용했듯 지금의 경제위기 역시 전화위복의 발판이 될 수 있다”며 “우리 경제를 발목 잡는 고질적인 노사갈등이 상생의 방식으로 전환돼 위기 극복의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 일 기자 orial@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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