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년 만에 찾아온 기록적인 한파가 사회 풍경을 바꿔놓고 있다.
곳곳에서 동파 사고 등 한파에 따른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는가 하면 한파를 반기는 곳도 있다.
이번 한파는 1월 내내 계속될 전망이다.
충북도에 따르면 한파가 연일 기승을 부리면서 주말 동안 충북에서는 15일 36건과 16일 137건 등 모두 173건의 수도 계량기 동파 신고가 접수됐고 17일 하루에만 406건이 접수되는 등 지난 사흘 동안 500건이 넘는 동파 신고가 접수됐다.
또한, 강추위가 계속되면서 급수시설이 얼어 제천시 4곳과 음성군 1곳 등 도내 모두 5곳의 산골 마을 71가구에 급수 차량 등을 동원, 긴급 식수 지원에 나서고 있다.
자동차 고장도 속출했다. 지난 토요일(15일)과 일요일(16일) 주말 내내 차량을 야외에 세워둔 운전자들이 17일 아침 애를 먹었고 18일에도 사정은 비슷했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파 때문에 자동차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며 긴급출동서비스를 요청한 운전자들이 평소보다 5∼7배 늘어났다. 사고보다는 주로 강추위로 차량 배터리가 방전돼 시동이 걸리지 않는 사례가 대부분이었다.
한파 때문에 소방 공무원들도 비상이 걸렸다. 동파에 따른 생활용수 지원과 고드름 제거 신고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반면 한파가 반가운 사람들도 있다. 연말연시가 되면 취객들로 넘쳐나던 경찰서 지구대는 매서운 추위 때문에 사람들이 바깥출입과 음주 등을 자제하면서 평소와는 달리 비교적 평온한 모습을 되찾았다.
지상이 아닌 지하상가 등 추위를 피할 수 있는 곳에서 영업하는 상인들도 한파가 반갑기는 마찬가지.
청주 성안길 지하상가 내 벤치 등은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빽빽이 들어찼고 인근 상점들은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청주기상대는 이달 내내 평년 기온보다 낮은 추위가 이어지다가 2월에 접어들어서야 평년 기온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청주기상대 관계자는 “대륙고기압과 이동성고기압의 영향을 차례로 받아 2월에도 기온 변화가 크고 일시적인 추위가 한두 차례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대체로 평년 기온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