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대 노조의 파업은 단지 임금협상을 사측이 수용하지 않는데 대한 불만 때문에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대학 내외부에서는 이번 파업을 일반적인 노사간 갈등이라기보다는 김윤배 총장의 독선적 학교운영방식에 대한 감정의 폭발로 보고 있다.
실제로 청주대 캠퍼스 곳곳에는 김 총장에 대한 비난의 글들로 뒤덮여 있으며 노조도 당초 임금인상과 단체협약 등을 목표로 정했다가 총파업을 선언하면서 총장 퇴진으로 수정했다.
그동안 청주대 내부에서는 김 총장의 학교운영방식을 놓고 여러 가지 불만이 나왔다.
청주대 관계자 A 씨는 "팀장급들에게 50만 원 이하의 지출에 대해서는 결제권한을 줬지만 실제로 마음대로 지출하는 교직원은 없을 것"이라며 "이는 나중에 적절한 지출이었는가를 놓고 문제를 삼을 것을 우려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김 총장에게 결제를 받은 후 지출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 B 씨도 "지출을 하려면 사전에 보고하고, 공식 결재를 받고, 지출후 보고하는 등 3번의 결재를 거쳐야 한다"며 "이는 개인의 마음대로 학교를 운영하고 학교의 행정시스템을 망가뜨리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C 씨는 "부지매입이나 건물증개축에는 막대한 돈을 쏟아 붓고 있지만 책걸상이나 실험기자재 등 소모품의 구입에는 냉정하다고 할 만큼 인색한 실정"이라며 "일부 대학에서는 썩은 책상을 사용하고 있는가 하면 일부 대학에서는 실습에 필요한 기자재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청주대 교수회도 지난 12일 밤 사내 인트라넷 게시판에 발표한 '청주대 직원노조 파업사태에 대한 교수회의 입장'에서 "김 총장은 10년 전 학내 구성원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총장으로 취임한 뒤,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권위적이고 비민주적으로 대학을 운영함으로써 끊임없이 문제를 야기해 온 바 있다"고 주장했다.
교수회는 또한 "김윤배 총장은 설립자 3세로서 총장 취임 이후에 대학의 인사권과 재정권을 바탕으로 절대적인 권력을 휘둘러 온 것이 사실"이라며 "대학의 제반 행정이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시스템에 의해 진행되기보다는, 사소한 일조차도 총장의 지시나 허락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는 총장의 1인 지배체제로 운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청주대의 적립금도 구성원간 불만 중 하나가 되고 있다.
지난 2000년 1145억 7500만 원이었던 적립금은 2001년 김 총장이 취임한 후 2003년 1297억 1500만 원, 2006년 1806억 7900만 원 등으로 계속 늘어났으며 2009년에는 2186억 8500만 원에 이르러 2000년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같은 적립금의 급증에 대해 노조 관계자는 "재단 전입금은 거의 없으며 외부 기부금으로 조성되는 기타 기금도 2009년의 경우 85억 여 원으로 총 적립금의 3.8%밖에 되지 않는다"며 "적립금 대부분은 학생들로부터 받은 등록금으로 조성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특히 "2009년의 경우 총 적립금 2186억 8500만 원 중 80%가 넘는 1788억 여 원을 건축기금으로 사용했다"며 "이는 등록금을 과도하게 인상한 뒤 상당한 금액을 남겨 건축기금으로 적립하는 고의적 행태가 반복적으로 이어진 것으로 대학이 몸집 불리기에만 기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노조의 파업이 시작된 후 김 총장이 보여준 행태도 도마에 올랐다.
김 총장은 노조의 파업이 시작된 후 공식적인 대화나 접촉을 하지 않고 있으며 지난 3일 신년하례회에서도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하겠다", "노조가 불법행위를 하면 엄단하겠다"고 말하는 등 강경한 대응 방침을 밝힘으로써 새해 첫날부터 너무 심한 것이 아니냐는 불만이 일기도 했다.
교수에 대해서도 2003년 이후 연봉제를 적용하는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이 대학 교수 D 씨는 "전국 최하위선의 급여를 주면서 최고의 성과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며 "현실성있는 급여를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청주대 교수회는 전임강사의 경우 전국 150위 선의 급여를 받고 있으며 교수충원율은 전국 172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규철 기자 qc2580@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