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모 씨(38)는 겨울방학을 맞아 6살, 7살 난 두 아들을 자연학습 차원에서 장기간 시골 할머니 댁에 보내려고 했지만 유치원 생각에 포기했다. 장기결석을 하더라도 당초 약정된 두 아들의 한 달 유치원비 60여만 원을 고스란히 납부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 유성구에 거주하는 이모 씨(35)는 두 자녀 유치원 교육비 부담에 등골이 휠 정도다. 순수 유치원비를 비롯해 각종 재료비, 활동비 등을 합치면 매달 100여만 원의 교육비를 납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수부터 턱없이 비싼 유치원비가 학부모들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대전·충남지역 사립유치원이 올해에도 공립에 비해 많게는 15배 비싼 유치원비로 학부모들의 교육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장기간 유치원을 쉬더라도 평소 원비를 고스란히 납부해야 하고 슬그머니 인상하는 등 횡포 아닌 횡포가 이어지고 있어 개선책이 시급하다.
18일 대전시·충남도교육청에 따르면 대전·충남지역 공립유치원비는 각각 3만 5500원, 1만 9000원으로 책정돼 있는 반면 사립유치원은 30만 원 수준이다.
이 같은 현저한 교육비용 차이로 내 아이를 공립유치원에 보내기 위한 학부모들의 경쟁은 치열하다. 교육환경이나 질적인 측면에서 별반 차이가 없는데다 각종 지원도 풍족해 학부모들이 공립유치원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정돼 있는 공립유치원 입학 정원 탓에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사립유치원에 자녀들을 보낼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하지만 일부 사립유치원들은 별도의 교육비를 덤으로 강요하는 등 학부모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신모 씨(36·갈마동)는 “사립 유치원 원장이 직접 원비를 책정하면서 특별수업, 야외학습비를 별도로 강요하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난방비를 요구하고 경우도 있다”며 “부모들은 귀한 자녀를 믿고 맡겨야 하는 아쉬운 입장이라 변변한 항의조차 못하고 유치원 눈치만 보고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사립유치원 관계자들은 투명한 절차에 의해 인건비, 학습 관련 비용 등 일련의 운영비를 취합, 적당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대전사립유치원연합회 관계자는 “대전지역 사립유치원은 대부분 매년 초 학부모들과 협의를 거쳐 원비를 책정하고 있다”며 “사립유치원도 수익 우선이 아닌 순수하게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과도한 유치원비 책정에 중재안을 제시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에 대해 교육당국에서는 사립유치원은 학교법에 근거 모든 규정 등을 일반학교에 준해서 관리하고 있지만 원비와 관련해서는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유치원 원비 동결 권고가 교육청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조치”라며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공립유치원 신·증설에 계속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