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전 서구 둔산동에 살고있는 김모(46) 씨는 최근 전세로 살고있는 아파트 주인의 전·월세 전환 요구를 받고 고민에 빠졌다. 요구대로라면 보증금이 줄어드는 대신 매월 60만 원을 월세로 내야 하는데 가계 형편상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김 씨는 다른 곳 전세를 알아보고 있지만 극심한 전세난에 물건을 구하기 힘들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2 최근 자녀 학교 문제로 둔산지역 이사를 계획하고 있는 박모(43) 씨는 전세집을 구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신학기가 다가오면서 임대 물건을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마음에 드는 위치와 평형 아파트가 있긴하지만 전세가가 너무 올라 현재 전세금을 뺀 돈으로는 턱없이 모자란 상황이다. 박 씨는 울며 겨자먹기로 보증금 1억 원에 월세 45만 원 전·월세를 고민하고 있다.

극심한 전세대란이 이어지면서 대전지역 아파트 전세 물량들이 전·월세로 전환되고 있다.

아파트 소유주들이 저금리로 인해 상대적으로 수익이 적은 전세 대신 물가 상승에 따른 임대료가 어느정도 보장되는 월세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전세난에 따른 전세가 급상승으로 인해 차액 부분을 단기에 마련하기 어려운 세입자들 역시 이사 대신 일정액의 보증금에 월세를 내는 전·월세를 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도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가뜩이나 구하기 힘든 전세 매물은 더울 줄어들고 있고 이에 따른 전세가 상승도 악순환을 계속하고 있다.

특히 아파트 임대계약 70% 가량은 신학기를 앞둔 1·2월 중 계약만료 기간이 맞물려 있어 최근 전세가 상승과 전·월세 전환을 부추기고 있다.

실제로 최근 지역 부동산 정보지와 중개업소에는 전세 물건이 대폭 감소한 대신 ‘보증금 5000에 월세 70’식의 전·월세 물건이 늘고 있다.

선호학교와 학원가가 밀집한 둔산권의 경우 31평형의 경우 보증금 1억 원에 월세 50만 원선에서 가격이 형성되고 있고 일부는 보증금 5000만 원에 월세 70만 원을 내건 물건들도 상당수 나오고 있다. 노은동의 경우도 115.7㎡(35평형) 기준 보증금 1억 2000만 원에 월세 30만 원, 보증금 5000만 원에 월세 80만 원은 줘야 집을 구할 수 있다.

세입자 입장에선 보증금을 높이고 월세를 줄이는 편이 경제적이지만 갑자기 올라버린 전세가를 감당하기 어려워 부담을 안고서라도 전·월세를 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정승관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대전시지부장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전·월세 전환은 극심한 전세난에 따른 전세가 상승과 저금리로 인한 건물주들의 월세 선호가 가장 큰 원인”이라며 “신규 공급 등 특별한 요인이 없는 한 향후에도 가격이 추가로 오를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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