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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연기념물 103호인 정이품송을 비롯 백송, 황금소나무, 천연기념물 352호인 정부인 소나무 등 소나무 고장으로 널리 알려진 보은의 명품 소나무들이 강풍과 폭설의 겨울이 계속되면서 고사위기에 맞는 등 소나무 고장으로서의 명성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 12월 6일 가지가 떨어져 나간 정이품송의 초췌한 모습. 보은군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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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군 내속리면 속리산 어귀에 있는 '지체 높은 나무'인 정이품송의 경우 겨울철만 되면 바람과 폭설에 가지를 잃는 등 수난을 겪었는데 특히 올겨울처럼 폭설과 강풍이 이어지면서 군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마저 긴장시키고 있다.
조선 세조 때 늘어뜨린 가지를 스스로 들어 올려 왕의 행차를 도왔다는 전설 덕분에 정2품 벼슬을 얻은 정이품송인 이 소나무는 600여 년 동안 보은의 상징이요 명물이었으나 지난 1993년을 시작으로 1995년, 2001년과 2007년 돌풍과 폭설로 수차례 가지가 부러져 핵심인 좌우 대칭을 잃고 직각삼각형 형태의 모습으로 바뀐뒤에도 지난 6일 밤 강한 바람(최대 순간 풍속 초속 14m)에 길이 4.5m, 둘레 20㎝가 넘는 가지 하나가 또 꺾였다.
보은군과 문화재청은 지난해부터 2억 3000여 만원을 들여 바람·눈 등으로 부러지거나 상처난 가지 25군데를 치료하고 말라 죽은 가지 20개를 잘라낸 뒤 상처를 치료하는 등 공을 들이고 있지만 600여 년 된 고령이어서 수세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같이 정이품송뿐 아니라 보은지역 명품 소나무로 꼽히는 보은읍 어암리 '보은 백송'(천연기념물 104호)은 뿌리가 썩으면서 말라 죽어 2005년 천연기념물 지정이 해제됐으며, 보은군 보호수 76호로 지정됐던 황금소나무도 고사해 최근 흔적조차 사라졌다.
그러나 가지가 부러지고 뿌리가 쇠약해지는 등 수난을 겪고 있는 속리산 정이품송과는 달리 정이품송 후계목들이 무럭무럭 자라 위안이 되고 있다.
군은 2007년 3월 문화재청으로부터 정이품송 보호구역 내 심어 놓은 후계목이 향후 정이품송 생육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자문의견에 따라 정이품송의 후계목으로 내속리면 갈목리 솔향공원에 두 그루, 보은군민체육센터 현관 좌측과 문화재청으로 각각 옮겨 심은 한 그루는 잘 자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속리산 황금소나무의 경우 보은군청 화단에 이식한 두 그루는 매년 영양제를 투여하는 등 군의 극진한 보살핌을 받고 잘 자라고 있다.
이에 대해 보은군청 정유훈 문화재 담당은 "추운 겨울을 지내야 꽃이 피는 봄을 맞지만 올 같이 추운 겨울에는 잘 견뎌주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보은=황의택 기자
missman@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