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지방자치단체들의 부실 재정 문제가 국가적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대전시가 재정난에도 불구하고 관행적으로 사무용품을 무분별하게 구입해 예산낭비가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정확한 수요조사도 없이 ‘선(先) 조달, 후(後) 조사’를 통해 책상, 의자 등을 교체하고 있어 시민의 귀중한 세금을 지나치게 안이하게 사용하는 게 아니냐는 비난을 사고 있다.
17일 대전시에 따르면 890여 만원의 예산을 들여 직원용 의자 30개, 과장용 의자 15개 등을 새로 구입했다.
시는 지난해에도 1억 500만 원을 투입해 의자 158개와 각종 파티션 등 노후 사무용품을 교체했다.
하지만 상당수는 수리해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이어서 시가 ‘내구연한’이 지났다는 이유로 예산을 허투로 사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문제는 정확한 수요조사 없이 물품구입이 이뤄지는 이른바 ‘선 조달, 후 조사’ 방식에 있다.
시는 조달청 사무용품 내용연수 기준에 의거해 의자는 8년 주기로 교체하고, 부득이하게 수선이 불가한 물품은 수시로 교체하고 있다.
시는 또 해마다 연초에 30~40여 개의 의자 등 사무용품을 관행적으로 구입하고 있다. 조직개편에 따른 인원발생과 연초를 맞아 직원들의 물품교체 요구가 쇄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무용품 교체를 위한 사전 내용연수 파악과 정확한 물품 교체 필요성에 대해 조사하지 않고 대부분 직원들의 요청을 수용하는 형식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에너지 절약’, ‘물품 아껴쓰기’ 등은 헛 구호에 그치고 있고, 수리해서 사용하는 일은 아예 ‘먼 나라’ 이야기로 치부되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종전에 사용하던 용품도 수요 조회 및 관리전환 요청 등의 절차를 거쳐 재 사용처를 찾아야 하지만, 이마저도 대부분 폐기되고 실정이다.
실제, 일부 사회복지시설과 시 산하사무소에서 수선·사용하고 있는 경우는 극히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시민들에게만 ‘절약’할 것을 외칠 것이 아니라, 자치단체가 앞장서 사무용품 재 사용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대부분의 교체물품은 다시 사용할 수 없는 수준”이라면서 “의자의 경우 연간 200개 가량 교체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서희철 기자 seeker@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