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역의 한 기업체 직원들은 출근 후에도 외투를 벗을 수 없다.

지난달 에너지관리공단의 실사 이후 실내적정온도 미준수로 ‘주의’를 받은 후 실내 온도를 18℃ 이하로 유지하고 있어 사무실에도 한기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개인 전열기 사용마저 금지돼 직원들은 따뜻한 커피와 녹차를 마시며 몸을 녹이고 있다.

#2 지역의 모 공기업 직원들은 소형 히터, 전기방석, 찜질기 등 개인용 전열기를 책상 밑이나 사무용 의자 방석 아래 설치해 몰래 사용하고 있다.

언제 어떻게 나올지 모르는 점검때문에 불안하지만 직원들은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추위를 이길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껐다 켜기를 반복하며 전열기를 사용한다.

계속되는 한파로 전력난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지식경제부가 공공기관의 난방 사용을 줄이는 등의 긴급 대책을 제시했다.

지경부는 우선 관계 부처와 모든 공공기관의 실내 온도를 18℃로 유지하고 특히 전기 사용이 가장 많은 전력 피크 시간대인 오전 11시에서 오후 12시, 오후 5~6시에는 난방기 사용을 중단토록 했다.

특히 일과 시간 중에는 개인 전열기 사용을 금지하고 내복 입기를 권장하는 한편 각 기관의 에너지 절약 준수 실태를 불시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 같은 실내온도 권장이 현실적이지 않은 데다 개인 전열기 사용으로 오히려 전력 과부하를 부른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지역의 한 공기업에 근무하는 A(33) 씨는 “지난주 22℃ 정도 유지될 때만 해도 따뜻하지는 않았지만 내복만으로도 웬만큼 버틸만 했는데 18℃는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며 “말이 18℃지 불시 점검에 대비해 사무실의 실제 온도는 이보다 훨씬 낮게 유지되고 있어 암묵적으로 개인 전열기 사용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모 기업체 직원 B(28) 씨 역시 “체감온도를 고려하지 않은 채 실내 온도 맞추기에만 급급해 오히려 직원들의 개인 전열기 사용이 늘고 있다”며 “밖의 기온이 너무 낮아 외근이 잦은 직원들의 경우 개인용 전열기를 사용하지 않으면 몸을 녹일 방법이 없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이처럼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지식경제부의 지침 실행 첫날인 17일 정오의 최대전력수요는 7314만㎾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이날 기록은 정부가 이달 중순까지 최대전력수요로 예측한 7250만㎾를 63만㎾나 초과한 것으로, 이번 겨울 들어 최대전력 수요 경신은 이번이 네 번째다.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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