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지역 대표 향토은행을 자부해 온 청주하나로저축은행이 불법대출 등에 의한 부실문제를 둘러싸고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하 나로저축은행은 지난해 3월 저축은행 중앙회(이하 중앙회)가 공적자금(구조개선적립금)으로 인수하면서 수년간 되풀이돼 온 부실경영이 해소되는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전 대주주들의 전횡으로 빚어진 부실대출과 관련해 전 임원 등이 구속기로에 선 데다, 검찰이 불법대출과 관련된 지역 건설업계 등으로까지 수사를 확대할 것으로 보여 은행 신뢰도 추락 등 2차 피해가 우려된다.

충청투데이는 그간 하나로은행 전 대주주와 임원들의 사금고화에 따른 부실대출 피해와 공적자금투입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진단하고 은행정상화를 위한 방안 등을 3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

검찰이 100억 원대 불법대출이 오고 간 청주하나로저축은행에 대해 강도높은 수사를 벌이고 있어 결과에 따라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하나로저축은행 1·2대 주주와 전 은행장 등 4명에 대한 구속여부가 17일 결정된다.

청주지법은 이날 오후 2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하나로저축은행 전 회장 송영휘 씨와 정용희 씨, 전 행장 이경로 씨, 불법대출을 받은 신모 씨 등 4명에 대한 사전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연다.

앞서 법원은 송 전 회장을 협박해 12억 원을 갈취한 혐의로 청구된 오모 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 등에 따르면 2006년 9월 하나로저축은행 2대주주였던 송 전 회장은 2년간 70여억 원을 불법 대출 받아 개인적 용도 등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송 전 회장은 구속된 오 씨로부터 “비리를 검찰에 제보하겠다”는 협박을 받고 은행에서 12억 원을 대출받아 건넨 뒤, 이를 메우기 위해 수차례 불법대출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송 전 회장은 검찰조사에서 “오 씨에게 협박당해 불법대출을 받게 된 것”이라고 주장한 반면, 오 씨는 혐의사실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오 씨는 2006년 송 전 회장이 타인명의로 1000억 원대 불법대출을 받은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브로커 역할을 했던 인물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경로 전 행장은 친구인 K건설 대표 신모 씨에게 40억 원을 대출 해준 뒤 리베이트 명목으로 12억 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지난해 3월 은행을 인수한 중앙회가 부실채권 정리작업을 하며 7월부터 신 씨에게 대출금 반환을 요청했지만, 신 씨는 “(이 전 행장에게 건넨) 12억 원은 반환의무가 없다”며 은행을 상대로 ‘일부채무부존재 소송’을 제기, 재판이 진행 중이다.

1대 주주였던 정용희 씨는 2006년 송 전 회장에게 은행주식을 양도하면서 8억 2200만 원을 받지 못하자 은행 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정 씨는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지난 14일 8억 2200만 원을 은행에 반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검찰은 정 씨 동생인 덕일건설 정홍희 회장이 당시 하나로은행의 실질적 최대주주였던 점에 주목, 드러나지 않은 불법대출이 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와 함께 수사의 핵심인물인 송영휘 씨와 이경로 씨가 각각 회장과 은행장으로 재직했던 당시 D개발, S주택, K건설, D건설 등 지역 건설업체의 대출과정에 불법으로 관여했는지 등을 총체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실제 검찰이 2006년 C 건설사가 하나로저축은행에서 받은 대출금 52억 원 가운데 15억 원의 행방이 묘연한 점을 확인하고 2009년 7월 수사에 착수, 이 전 은행장의 친구인 이 회사 대표 L 씨와 보증인 K건설 대표 신 씨 등에 대한 계좌추적을 벌인 게 이번 수사의 발단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검찰의 ‘칼끝’이 하나로저축은행 전 임원들에게만 향하지 않고, 그간 송영휘·이경로 씨를 중심으로 공공연하게 떠돌던 지역 재계와의 불법대출 관련성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 결과에 따라 무더기 구속사태가 일 것으로 보인다.

하성진 기자 seongjin98@cctoday.co.kr

이정현 기자 cooldog72@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