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 육류의 산지 경매가격이 하락했는데도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육류가격은 요지부동이다.

지난 주말과 휴일, 국내산 육류 가격 인하를 기대하고 마트와 백화점을 찾았던 소비자들은 변동없는 가격에 의아하다는 반응과 함께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실제 지난 11일 한우의 전국 경매가격은 출하량 급증으로 인해 전날보다 4.0% 떨어진 ㎏당 1만 5557원으로 하락했다.

이로 인해 지난 15일 농협 농수산물유통센터를 비롯한 농협 하나로마트 등에서 팔린 한우는 경매가가 반영돼 실제 판매가격이 2~3%가량 낮아진 반면, 백화점 및 마트의 육류 가격은 전혀 변동이 없었다.

특히 지역의 한 백화점 식품코너에서 판매되는 한우 200g의 가격은 1만 2600원으로, 이는 지난 달 12일부터 1개월째 전혀 변동이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백화점 및 마트 측은 특정 육류 가공업체와 계약을 통해 육류를 공급받고 있어 이들 업체와의 계약에 따라 가격이 책정되기 때문에 경매가격이 반영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이들 백화점과 마트 측은 국내산 육류의 가격이 1개월 전부터 꾸준히 오름세를 기록했던 것을 감안하면 가격변동이 없는 것이 소비자들에게 이익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부 소비자들은 가격이 오를 경우 산지가격에 맞춰 곧바로 인상하면서, 하락세에는 요지부동인 백화점과 마트의 행태가 못마땅하다는 주장이다.

15일 마트를 찾은 주부 이모(53·대전시 대덕구) 씨는 “한우와 돼지고기의 산지 경매가격이 낮아졌다고 해서 고기를 사러 나왔지만 변동없는 가격에 그냥 돌아가야 할 판”이라며 “채소가격은 오르는 족족 곧바로 올려놓고, 육류가격은 산지가격이 내렸다는데도 마트에선 그대로라는 것이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부 유통 관계자들은 국내산 육류 및 채소 등 식료품이 순간적인 내림세를 보일 때에는 백화점이나 마트보다는 경매가에 탄력적인 농협 등에서 운영하는 유통매장에서 구입하는 것이 소비자에게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백화점·마트의 경우 설을 앞두고 선물세트와 육류세트 등의 가격을 계약 업체와 미리 맞춰놓는 경우가 있어 경매가가 전혀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지금처럼 육류가격이 순간적 내림세를 보일 경우 이를 반영하는 매장을 이용하는 것이 소비자 입장에서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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