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년도 경찰공무원 정기 승진시험이 지난 15일 전국에서 동시에 치러진 가운데 청주농업고등학교 시험장을 찾은 승진예정자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시험을 보고있다. 이덕희 기자 withcrew@cctoday.co.kr  
 

한파가 온몸을 움츠러들게 했던 15일 아침.

방학기간이었지만 청주시 상당구 내덕동에 있는 청주농업고등학교로 사복을 입은 사람들이 줄지어 들어갔다.

이들의 손에는 두꺼운 법학 서적 등 책과 노트가 들려 있었다.

학교 밖에 서 있는 버스에는 ‘승진을 기원합니다’, ‘○○경찰서 합격을 기원합니다’라는 플래카드도 걸려 있었다.

15일 2011년도 경찰공무원 정기 승진시험이 전국에서 동시에 시행됐다.

충북에서는 경정 15명, 경감 67명, 경위 53명, 경사 57명, 경장 24명 등 218명의 경찰관이 시험에 응시했고 경정·경감은 객관식 2과목, 주관식 1과목, 경위 이하는 객관식 3과목으로 시험을 치렀다.

수능 때 시험에 늦은 학생들을 수송하던 경찰도 이날만큼은 경찰 버스로 수송된 수험생이었다.

최근 몇 년간 더욱 가열되고 있는 승진시험 열풍은 경찰 공무원직에 대한 젊은이들의 선호 현상과 맞물려 있다.

막 순경이 된 사람들도 승진 의욕이 강하고 기동대에 2년간 계약직으로 순경이 된 사람들도 승진 소요기간이 2년에서 1년으로 줄어 시험을 일찍 볼 수 있기 때문에 최근 경찰조직에서 승진에 대한 욕구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

이른 새벽이나 퇴근 후 늦은 밤까지 독서실을 찾아 공부하는 경찰관은 이제 경찰조직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모습이 됐다.

실제 시험장 앞은 수능시험 날 아침 풍경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 시험을 보지 않는 경찰들은 시험을 보는 동료를 응원하기 위해 소속 경찰서 이름이 적힌 피켓을 들고 시험장에 들어가는 동료에게 기를 불어넣었다.

동료를 위해 따뜻한 커피를 건네주는가 하면 사방에서는 “긴장하지마”, “○○○ 파이팅”이라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격려와 다짐을 뜨겁게 주고받던 고사장 입구에서와 달리 운동장에 들어선 수험생 경찰들의 얼굴엔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날 오전 9시 20분부터 시작된 이날 시험은 오후 12시 5분 시험 종료 방송과 함께 끝이 났다.

경찰 관계자는 “각 계급 단계에서 한 번 시험을 치르면 2년 뒤에 또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며 “실력만 된다면 2년마다 시험으로 진급할 수 있기 때문에 치열한 경쟁을 뚫고 경찰이 된 젊은 직원들은 5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한 심사보다 시험을 더욱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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