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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전 충북본부장실 온도 1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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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한파로 전력수요가 최고치를 경신하자 정부가 공공기관에 절전지침을 마련해 지시한 가운데 한국전력공사 충북본부(본부장 박홍규)가 실내 적정난방온도(18℃ 이하)를 준수하지 않아 범국민 에너지 절약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12일 “올해 동절기 최대전력수요가 최대 7250만 ㎾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일부 지역에 정전과 전력공급 중단 가능성 등의 피해가 예상된다”며 “공공기관에 대해서는 에너지절약을 의무화하고 백화점과 호텔 등 대형건물에 대해서도 자발적인 에너지절약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경부는 겨울철 하루 중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와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전력수요가 가장 많은 시간대이므로 불요불급한 전기사용을 억제하고 전기난방을 자제함으로써 전력수급 안정에 협조할 것을 당부했다.
하지만 정부지침이 내려진 다음 날인 13일 오전 11시 10분경 한전 충북본부장실의 실내온도는 19.5℃, 부속실은 19.4℃인 반면, 민원실은 13.8℃를 기록했다.
민원실의 편익은 뒷전인 셈이다. 온도를 측정한 시간은 한전이 동계 전력량 급증에 따라 에너지절약 차원에서 이달 6일부터 오는 21일까지 점심시간을 한 시간 앞당겨 오전 11시부터 12시로 조정해 점심시간이었다.
이날 오후 1시 한전 서청주지점은 실내로 들어서는 순간 온기가 후끈 밀려들며 상황이 더 심각했다.
지점장실의 실내온도는 20.2℃, 민원실은 21.3℃로 백화점, 호텔 등 대형건물에 대한 적정 난방온도(20℃ 이하)보다 더 높았다.
지난해 3월 개정된 국무총리 지시사항인 '공공기관 에너지이용 합리화 추진지침’ 제24조(적정실내온도 준수)에 따르면 ‘공공건물은 난방설비 가동 시 평균 18℃ 이하, 냉방설비 가동 시 평균 28℃ 이상으로 실내온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처럼 정부는 전력수급 안정을 위해 선도적 입장에서 서야할 한전이 ‘강 건너 불구경’ 식으로 전시행정을 벌이고 있어 정부의 에너지안전대책이 효과를 거둘지 미지수다.
민원인 안모(34·청주 상당구 율량동) 씨는 “정부가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해 전기난방 자제를 요구하고 있는데 한전은 남의 일로 여기는 것 같다”며 “민원인은 추운 곳에서 민원업무를 보고 임원들은 따뜻한 방에서 업무를 본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분개했다.
한전 충북본부 관계자는 “낮 시간 햇빛이 잘 들다 보니 2층 임원실은 따뜻한 것”이라며 “서청주지점은 중앙집중식으로 난방이 제공돼 어쩔 수 없이 온도가 높은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진 기자 adhj79@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