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중부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구제역의 차단 여부는 다음 주가 고비가 될 전망이다.
충북도구제역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2일 충주시 신니면의 한우농가에서 도내 11번째 구제역이 발생했다.
또 음성군 원남면 한우 농가와 진천군 문백면 돼지 농가에서도 구제역이 확인되면서 경북 안동에서 처음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도내 구제역 발생지는 충주(2곳), 괴산(2곳), 음성(3곳), 진천(3곳), 청원(1곳) 등 5개 시·군 11곳으로 늘었다.
◆중부권 집중 발생
도방역당국은 확산일로에 있는 구제역 발생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도는 현재까지 경기 남부지역으로 남하한 구제역 여파로 충북의 접경지역인 충주, 청원, 진천, 음성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 점을 주목하고 있다. 따라서 축산농가가 밀집돼 있는 이들 지역에서 추가 발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까지 11번째 구제역이 발생했지만 2주가량의 바이러스 잠복 기간과 예방백신 접종 시점을 감안할 때 추가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도방역당국의 분석이다. 이날 하루 동안 진천지역에서 3건의 의심 신고가 접수돼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다음 주 확산 여부 고비
도내 우제류에 대한 예방백신 접종률은 12일까지 51%를 기록하고 있다. 일부 축산농가의 반발과 약품 확보가 늦어지면서 예방접종이 지연됐다. 하지만 도가 구제역 확산 방지를 위한 강력한 제제 방안을 동원하면서 예방접종이 빠르게 진행, 이번 주 중에는 마무리될 전망이다. 따라서 발생지역을 시작으로 미발생지역까지 예방접종을 확대한 시점 등을 감안할 경우 다음 주부터는 구제역 확산 기세가 다소 누그러질 것으로 도방역당국은 기대하고 있다.
◆남·북부 미발생지역 남하차단 마지노선
안동에서 처음 시작돼 경북 북부지역을 휩쓸었던 구제역이 충북 접경지역인 제천과 단양에서 차단됐다. 하지만 경기 북부지역에서 다시 발생해 남하하면서 충북 중부권에 집중됐다.
도방역당국은 제천, 단양지역에서의 철저한 차단활동에 의미를 두고 있다. 구제역이 남하하는 상황에서 제천, 단양이 뚫리면 경북이 또다시 위험해진다는 것.
특히, 보은·옥천·영동 남부 3군은 충남 논산과 함께 호남지역 확산을 막고 있는 길목이다. 남부 3군이 뚫리면 전남·북지역까지 확산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것이 도방역당국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같이 북부지역에서 빠르게 남하하고 있는 구제역의 마지막 보루 역할을 하고 있는 남부지역 중 보은지역에서 한때 의심 신고가 접수돼 방역당국이 긴장했으나 음성으로 판정됐다. 일부 농가의 반발에 부딪쳐 늦어진 예방백신접종이 이 지역에서도 시작돼 바이러스 차단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매개체 통제가 관건
구제역이 빠르게 확산된 것은 매개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 가축관련 차량 등에 대한 통제에 실패한 데 따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도방역당국은 13일부터 19일까지 가축분뇨 운반차량 운행을 일시중단하도록 조치했다. 가축사료 운반차량 등에 대한 소독을 강화하는 등 방역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도내 24개소의 5일장도 당분간 폐쇄된다. 충주시, 음성군, 증평군, 진천군, 괴산군은 지역의 5일장을 폐쇄 조치하는 등 구제역 확산 방지를 위한 가축이동 통제에 들어갔다.
엄경철 기자 eomkc@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