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우와 돼지고기 출하량이 늘면서 지난 11일 육류 가격이 순간적으로 내림세를 보임에 따라 설을 앞둔 소비자들의 사재기 현상이 우려된다.

육류가격 하향세는 구제역 백신접종 및 살처분을 우려한 축산농가들이 차라리 빨리 도축해 유통시키겠다는 입장으로 돌아서면서 출하량이 급증했기 때문으로, 이 같은 하향세는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농협중앙회 충남지역본부에 따르면 11일 지육 경매가격은 한우(거세우)가 ㎏당 1만 5570원으로, 전날(1만 5888원)보다 2.0% 감소, 돼지고기(박피돈) 역시 ㎏당 5524원으로 전날(5504원)보다 0.9% 낮아졌다.

연일 상승세를 보이던 경매가가 감소하기는 했지만 이는 공급증가로 인한 단기적 현상으로 판단, 농협 등 관련기관들은 설을 전후해 국내산 육류 가격이 크게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 소비자들 사이에서 국내산 육류를 미리 구입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어 ‘국내산 육류 사재기’ 현상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구제역 백신접종과 현재 진행되고 있는 ‘홍수 출하’가 끝날 경우 공급이 끊길 가능성이 높아 설을 전후해 국내산 육류 가격의 폭등이 예상되면서 이 같은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실제 일부 소비자들은 가격이 더 오르기 전 한우와 국산 돼지고기를 구입하기 위해 백화점, 마트 등의 정육코너를 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부 유모(58·대전시 서구) 씨는 “냉동보관을 하더라도 조금이라도 쌀 때 한우를 구입하기 위해 백화점에 들렀다”며 “선물할 곳이 많은데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소식에 일찍 한우 세트를 사놓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역의 한 백화점 관계자는 “설 선물세트로 내놓은 정육상품의 예약이 아직은 미미한 상황이지만 문의가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실제 구제역 여파에도 최근까지 정육코너에서 한우와 국내산 돼지고기의 매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농협은 소비자들의 사재기 방지와 육류가격 폭등을 막기 위해 수급 및 가격안정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 12일부터 내달 1일까지 축산물 공판장의 일일공급물량을 한우는 평시보다 17% 증가한 350ton, 돼지고기는 평시보다 5% 증가한 285ton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농협 관계자는 “이밖에도 지역본부, 농협, 축협 등 전 계통기관 주관으로 직거래 및 할인판매를 실시해국내산 육류의 사재기 방지는 물론 소비확대 및 가격안정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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