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구제역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너나 할 것 없이 방역작업에 일손을 보태고 있다.

특히 방역작업이 장기화 되면서 거의 전 병력을 동원하는 지역 군부대는 예정된 훈련을 취소하거나 휴가까지 통제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대전·충남지역 향토사단인 육군 제32사단은 충남 보령에서 구제역이 첫 발생한 지난 2일부터 지역대대 가용병력을 총 동원해 방역작전을 펼치고 있다.

보령을 시작으로 지난 3일부터 천안과 당진에 구제역이 확산되고 아산의 AI(조류인플루엔자) 발생까지 겹치면서 지역별 거의 모든 부대가 방역작업에 투입되는 셈이다.

13일 현재까지 사단이 지원한 병력은 모두 739명으로 하루 평균 150여 명의 병력과 4대의 제독차량이 입체적인 지원활동을 펼쳤다.

군 지원초소는 충남 당진이 9곳으로 가장 많고 천안 3곳, 보령과 논산이 각 1곳 등이며 아산 1곳(배방읍 수철리)과 대전 2곳(안영IC, 사정동)은 예방 방역초소를 운영 중이다.

하지만 거의 24시간 방역작업에 투입되는 병력들은 올 겨울 유난히 추운날씨와 사투를 벌이며 이미 몸은 지칠 대로 지쳐있고, 통제를 무시하는 차량들로 인한 목숨 건 작전에 나서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 9일 새벽 1시 경 경기 연천군 청산면 초성리에 설치된 구제역 이동통제초소에서 현장지원 근무를 하던 A(23) 이등병이 승용차에 받혀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또 보령시 천북면에서 해안경계 중인 학성소초 근무 병력은 구제역이 발생한 직후부터 부대 내 전·출입은 물론 외출과 외박, 휴가까지 통제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다가 구제역 방역 지원으로 현재 혹한기 훈련까지 취소돼 각 부대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내한적응 훈련 참가를 비롯해 4시간 마다 교대하는 방역지원과 자체 경계근무로 제대로 된 휴식조차 갖지 못하고 있다는 게 부대 관계자의 설명이다.

32사단 관계자는 “대부분 지역 1개 대대의 필수 근무인원을 뺀 가용인력은 30~40명 안팎인 데 현재 40~50명 이상의 병사들을 방역작업에 배치하고 있다”며 “가용병력을 총동원해 병사들의 휴식시간을 최대한 보장하고 있지만, 쉴 새 없이 돌아가는 방역작업으로 새우잠을 자는 등 적잖은 피로감이 누적된 상태”라고 말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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