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생활체육회 사무처장 교체를 놓고 잡음이 일고 있다.

최근 박영철 충북도생활체육회 사무처장은 “후배들을 위해 자리를 비워주겠다”며 사퇴의사를 밝혔다. 박 처장의 후임으로는 송명선 충북도 공보관이 내정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박 처장은 지난 2007년 4월 박봉규 전 처장의 뒤를 이어 사무처장에 취임했다. 권영관 전 충북도생활체육회장이 임기를 마치지 않고 회장직을 사퇴하자 당시 도의회 의장이던 오장세 현 회장이 회장직을 이어받았고, 박 처장은 오 회장이 취임 한 다음달 사무처장에 임명됐다. 박 처장의 임기는 오는 2012년 2월까지이다.

박 처장이 스스로 퇴임의사를 밝혔지만 과정이 순탄치 않아 체육인들이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복수의 체육관계자들에 따르면 충북도는 오 회장에게 박 처장의 교체를 요구하며 송 공보관을 추천하자 오 회장은 이를 받아들였다. 이 과정에서 충북도생활체육회 이사들에게 송 공보관의 사무처장 내정 사실은 전달되지 않았다.

문제는 충북도생활체육회 사무처장의 임명권한은 도지사가 아닌 충북도생활체육회장에게 있다는 데 있다. 충북도생활체육회 규정에는 ‘사무처장은 당해 이사회의 동의와 국민생활체육회장의 승인을 받아 회장이 임명한다’고 돼 있다.

즉 도지사가 당연직 회장인 충북도체육회, 충북도장애인체육회와 달리 충북도생활체육회는 오 회장에게 사무처장 임명 권한이 있음에도 예산권을 쥔 충북도가 생활체육회이사들의 동의도 받지 않고 인사를 처리한 것이다.

체육계 인사들은 충북도와 오 회장이 모두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들은 엄연히 민간단체인 충북도생활체육회의 인사문제가 충북도를 통해 노출된 것은 인사권에 대한 월권이자 충북도생활체육회의 위상을 깎아내린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오 회장이 자신이 임명한 사무처장이 임기도 채우지 못한 채 교체되는 과정에서 자신의 회장직은 유지한 채 충북도의 권고를 그대로 받아 들인 것도 회장으로서 적절치 못한 행동이라고 꼬집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생활체육 관계자는 “충북도생활체육회 사무처장 교체 문제는 충북도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 임명과 같이 기존 구성원들과의 소통에 문제가 있었다”며 “이사회에서 이 부분에 대한 지적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충북도가 예산권을 쥐고 있는 상황에서 오 회장이 충북도의 권고를 거절하기는 어려웠겠지만 자신은 회장직을 유지하며 사무처장만 교체하는 것은 도리에 어긋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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