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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라스트 갓파더’. CJ엔터테인먼트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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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사로잡은 코미디 아이콘 ‘영구’가 돌아왔다.
‘영구’는 1986년 처음 등장, 코미디 프로그램의 한 코너로 폭발적인 신드롬을 일으켰다.
지금까지도 많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회자되는 등 무려 20년간 여전히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코믹 캐릭터다.
전 국민의 사랑 독차지했던 영구가 올해 영화 ‘라스트 갓파더’를 통해 돌아왔다.
심형래가 연출하고 주연까지 겸한 영화는 대부 ‘말론 브랜도’의 아들이 ‘영구’라는 누구도 믿지 못할 설정을 선보인다.
이외에도 ‘라스트 갓파더’는 포복절도한 대사와 상황극으로 즉각적 폭소를 터뜨리게 만든다. 그 안에서 심형래는 표정과 행동으로 캐릭터를 설명하고 영화의 색깔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자칫 낡은 느낌이 날 수 있는 영구 캐릭터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만들어내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다.
‘라스트 갓파더’는 영화 ‘대부’를 패러디한다.
1951년 뉴욕을 양분하는 마피아 대부 ‘돈 카리니’(하비 카이틀)는 자신의 숨겨둔 아들인 ‘영구’(심형래)를 불러와 조직의 후계자로 삼으려 한다.
순수하기만 한 바보 영구가 마피아에 어울릴 리 만무하지만 이상하게도 돈 카리니만은 영구가 후계자에 걸맞은 사내라는 믿음을 저버리지 않는다.
그때부터 영구의 마피아 수업이 시작된다. 하지만 갑자기 나타난 영구 때문에 후계자 자리에서 밀려난 조직의 2인자 의 교육까지 담당하면서 불만이 커져간다.
한편 영구는 우연히 위험에 처한 라이벌 조직 본판데의 외동딸 낸시(조슬린 도나휴)를 구해주며 시작해선 안 되는 사랑에 빠지고, 낸시를 마음에 두고 있던 본판테 조직의 2인자 비니까지 적으로 만들며 문제는 복잡해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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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1950년대 뉴욕을 재현하기 위해 특수효과를 사용하지만 어색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특히 심형래는 그간 감독으로서 다져진 연출력과 열정은 물론, 코미디 장르라는 장점을 십분 활용한다.
영화 세트의 만듦새나 촬영 기술은 할리우드 급이며, 1980년대 심형래의 명코너 ‘변방의 북소리’와 ‘동물의 왕국’ 의 슬랩스틱을 연출해 코미디의 진수를 보여준다.
허나 기술적 성취가 곧 영화의 수준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 상식을 벗어난 초현실적인 내용구성과 슬랩스틱 코미디 장면을 연결하는 영화의 고리들이 허술해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영화의 일부를 보고 모든 것을 점칠 수는 없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심형래는 21세기의 한국에서 찰리 채플린의 시대를 동경하며 맨해튼을 배경으로, 바보가 세상을 손에 넣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 한다는 것. 슬랩스틱 코미디의 입지가 점점 작아지는 현실에서, 심형래의 도전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
이 영화의 장점은 온 가족이 함께 관람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점이다. 모든 연령층이 함께 즐길 수 있고 온 가족이 다 함께 웃을 수 있는, 좋은 메시지를 담고 있는 영화다. 12세 관람가. 103분.
박주미 기자 jju1011@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