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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대 양돈 축산단지인 충남 홍성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구제역으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2일과 3일 연이어 천안과 보령에서 4차례에 걸쳐 구제역 확진 판정이 난데 이어, 5일에는 당진군 합덕읍 돼지농가와 보령 천북면에서 각각 1건씩의 구제역 의심 신고가 추가 접수됐다.
방역당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구제역이 ‘도깨비 불’처럼 충남 전역에서 발병하고 있는데다, 지도상으로 볼 때 천안-보령-당진은 전국 최대 양돈 축산단지가 있는 홍성(320농가 47만 7000마리)을 삼각형으로 에워싼 형국이다. 이에 따라 홍성지역으로의 구제역 감염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불안감과 함께, 국내 양돈·축산 농가의 붕괴 우려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5일 충남도에 따르면 이날 당진군 합덕읍의 돼지농장과 보령시 천북면의 돼지·한우농장에서 각각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됐다.
당진 농장은 돼지 8965마리를 사육 중으로, 이 중 20마리가 먹이를 잘 먹지 않고 콧등에 물집이 생기는 등 구제역 의심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신고됐다. 보령 농장의 경우 돼지 500마리와 소 40마리를 사육 중이며, 이중 돼지 5마리가 거품 섞인 침을 흘리고 발굽에 수포가 생기는 등 구제역 의심 증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 농장의 구제역 의심 신고에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는 것은 전국 시·군 가운데 우제류(발굽이 2개로 구제역에 걸릴 수 있는 동물) 사육 두수가 가장 많은 홍성군과 인접해 있다는 점 때문이다.
보령시 천북면은 홍성군 광천읍과 맞닿아 있어 경계지역(발생지로부터 반경 10㎞ 이내) 안에 홍성군도 포함된다. 현재 홍성에서 사육되는 소는 6만 3000마리, 돼지는 47만 7000마리 등 54만 마리가 사육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의심신고 농장이 돼지농장이라는 점도 문제다. 일반적으로 돼지는 소에 비해 바이러스 전파 속도가 3000배 이상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 관계자는 “당진·보령 농장 모두 돼지농장인데다, 보령 농장의 경우 홍성군 광천읍과 인접해 있어 도에서도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는 이날 의심신고가 접수된 두 농장을 폐쇄하고 시료를 채취해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정밀검사를 의뢰했으며, 당진 농장에서 기르는 가축은 예방 차원에서 모두 살처분하고 보령 농장은 상황을 좀 더 지켜보기로 했다.
도는 4일까지 살처분 대상 가축 3만 4221마리(22농가) 중 1만 349마리(10농가)에 대한 살처분·매몰 작업을 끝냈으며, 예방백신 접종 대상 가축 15만 2429마리(7875농가) 중 8695마리(211농가)에 대한 접종을 마쳤다. 5일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된 3건에 대한 검사 결과는 6일 오전 나올 예정이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4일 충북 진천과 강원도 양양·횡성·춘천·동해, 경기도 용인에서 구제역 의심신고 6건이 추가로 접수됐으며, 이 중 동해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양성판정이 내려져 전체 구제역 발생지역이 39곳에서 41곳으로 확대됐다고 밝혔다.
박재현 기자 gaemi@cctoday.co.kr
당진=손진동 기자 dong5797@cctoday.co.kr
보령=곽승영 기자 focus5052@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