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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대전아쿠아월드 진입로에 많은 불법주차 차량으로 인해 도로 중앙으로 밀려난 시민들이 차량들과 뒤엉켜 위험한 통행을 하고 있다. 허만진 기자 hmj1985@cctoday.co.kr | ||
“교통대란이 아닌 교통재해입니다. 주차대책도 수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왜 개장을 한거죠?”
5일 대전 중구 대사동 아쿠아월드 진출입 도로는 이미 불법 주정차 차량이 점령해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길게 늘어선 차량의 행렬은 두 마리의 뱀처럼 좁은 도로를 에워싸고 있었고, 도로 중앙으로 밀려난 인파들은 오고가는 차량들과 뒤엉켜 아찔하고 불편한 동행을 계속하고 있었다.
이날 아쿠아월드는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방문객들이 운집해 문전성시를 이뤘다.
하지만 이미 예고된 ‘교통대란’은 고스란히 ‘교통재앙’으로 현현(顯現)됐다.
주차타워는 1층부터 3층까지 빈틈없이 들어차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소화불량에 걸린 주차타워는 반대로 차량을 도로로 내뱉고 있었다.
게다가 도로 양 옆은 불법 주정차 차량이 점유해 2차선 도로 중 1개 차선으로만 곡예운전을 해야하는 운전자들의 원성이 잇따랐다.
인파들은 불법 주정차 차량으로 인해 본의 아니게 도로를 가로막는 장벽으로 내몰렸고, 삼삼오오 가족단위 방문객들은 미끄러운 빙판길을 종종걸음으로 재촉했다.
하지만 이내 뒤따라온 차량은 찰나를 참지 못하고 도로로 내몰린 방문객을 향해 날카로운 경적을 울려댔다.
화들짝 놀란 방문객은 도로 바깥쪽으로 몸을 옮기지만 불법 주정차 차량은 피할 수 있는 공간마저 허락하지 않았다.
차량들은 이런 상황에 아랑곳하지 않고 인파 사이를 가르며 ‘묘기’에 가까운 운행을 계속했다.
때때로 목격되는 경찰차도 별 다른 움직임 없이 이 같은 차량대열에 합류한다.
주차타워 건너편에서는 뒤늦은 주차장 조성공사가 한창이다.
현장 인부들과 포클레인이 사력을 다하고 있지만 주차장 완공을 위해서는 꽤나 많은 시간이 소요될 예정이다.
이처럼 시민들의 교통편의를 감안하지 않은 아쿠아월드의 ‘무리한 개장’으로 인한 피해는 입점 상인과 시민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는 실정이다.
아쿠아월드 입주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송 모 씨는 “그나마 주말에 비하면 나은 편”이라며 “오는 15일 정식개장을 하면 임시방편으로 이용하고 있는 등산로 진입로마저 폐쇄될 예정이기 때문에 상황은 더욱 악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영주차장에서 형통사까지 주차장으로 조성했어야 마땅하다”며 “대전시가 아쿠아월드 입지를 고려했다면 인근 빌라들은 당초에 건립허가를 내주지 말아야 했다”고 강조했다.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 박 모(73) 씨도 “대전시가 투자유치라는 허울로 시민들을 교통지옥에 빠뜨렸다”며 “우려했던 사실이 현실로 드러났지만 이제 와서 그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은 없고, 피해자만 남은 셈”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서희철 기자 seeker@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