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새해가 밝았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2010년은 코스피지수 2000선 회복과 부동산 시장의 회복국면을 함께 맞으며,
올 해 투자자들에게 재도약의 기회가 제공될 것이라는 기대를 안기고 저물었다.
누구나 부자가 되고 싶어하는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 임을 감안할 때
2011년이야 말로 투자의 빅 찬스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은 자칫 투자자들의 욕심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장밋빛 청사진이 현실화 될 지 여부는 아무도 단언하지 못한다.
올해에도 많은 금융권 및 부동산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에게 ‘큰 욕심을 버릴 것’을 주문하고 있다.
늘 그렇듯 금융권과 부동산 투자는 항상 언제 터질지 모르는 대내외 악재들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단기투자’보다는 ‘중·장기적 플랜’을 통한 안정적 투자를 추천하고 있다.
◆2010년 증시 상승, 2011년에도 이어질 듯
2010년 한국 주식시장은 ‘짝수해엔 약세’라는 징크스를 벗었다.
대체로 경기가 오르내리는 주기(사이클)가 1년 단위여서 증시도 한 해 강세를 보이면 이듬해는 약세로 돌아선다는 경험에서 나온 말이다.
그러나 지난해 사상 최대 이익을 낸 기업들의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지난해 말 일각에서 나왔던 '짝수 해 비관론'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물론 악재가 없던 것은 아니다. 대외적으로 중국이 느닷없이 은행 지급준비율을 올리더니 남유럽에서는 재정위기가 터졌다. 한때는 코스피지수 1500선이 위험하다는 얘기도 나왔다. 국내에서는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의 포성이 투자자들을 긴장에 빠뜨리기도 했다. 한국 증시는 이 같은 대내·외 악재를 이겨내고 2000선을 돌파했다.
국내·외 전문가들과 증권사들은 지난 해의 증시 상승세가 올해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올 연말 국내증시는 2400선까지 치고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뚜렷한 대외 악재가 없는 데다 국내 기업들은 튼실한 이익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풀린 자본이 주식 시장에 들어갈 기회를 노리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자문형 랩, 압축투자펀드, ELS 인기 지속될 듯
지난해 지수는 크게 올랐지만 수익을 냈다는 개인투자자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장세의 변동이 심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올해에도 개인 투자자들이 수익률을 내기는 만만치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 목소리다. 지난해처럼 주도 업종이 수시로 바뀌는 장세가 벌어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증권사들은 내년에도 자문형랩과 압축 펀드, 그리고 ELS의 인기가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자문형랩은 80~100개 종목을 담는 일반 주식형 펀드와는 달리 20개 안팎의 소수 종목에 집중 투자한다는 특징을 갖는다.
자문형 랩에 담긴 일부 종목의 주가가 팍팍 뛰면서 자문형랩은 고수익 상품의 대명사가 됐다.
자문형랩과 거의 유사한 압축투자펀드도 등장했다.
80~100개 종목에 투자하는 일반 주식형 펀드와는 달리 30개 안팎의 종목에 집중 투자한다.
주가연계증권(ELS) 역시 지속적인 인기를 얻었다.
주가연계증권은 만기일의 주가가 시초가의 50~60%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두 자릿수 수익이 나는 상품이다.
증권가에서는 혁신적인 투자방법이 제시되지 않는 한 이 세가지 상품의 인기 유효기간은 더욱 연장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중금리 향방은
무엇보다 안정적인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시중은행의 예금금리는 초미의 관심사다.
특히 올해에는 기준금리가 최대 1.00%까지 오를지 모른다는 ‘금리인상 관측’을 내놓는 전문가들이 많아 시중금리 역시 동반상승할 지 여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실상 대출금리 인상폭을 따라잡지는 못하겠지만 예금금리 역시 연 0.50~0.70% 수준의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예금금리는 연 4% 중반대를 유지할 전망이다.
금융권 전문가들은 안정적인 투자를 원한다면 시중은행의 일반예금 및 정기예·적금 상품 중 종종 출시되는 특판상품에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각 은행별로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특판상품이 지속적으로 출시되는 만큼 자신의 조건에 부합하는 상품을 찾을 경우 고금리 적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1년 부동산, 바닥 찍고 회복국면 전환되나
지난해 지역 부동산 경기가 바닥을 찍고 회복국면으로 돌아섰다는 조심스러운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해 11월부터 대전지역 아파트 거래량이 부쩍 늘면서 미분양 물량의 소진 속도가 빨라졌다는 자료가 나왔다.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2010 11월 신고분 아파트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대전의 아파트 거래 건수는 2452건으로 10월(2101건)보다 16.7% 늘었다.
특히 대전의 거래량은 지난 해 3월 2321건을 나타낸 뒤 5∼9월 줄곧 1500∼1600건을 기록하다가 10월 2101건, 11월 2452건으로 크게 늘었다. 충남지역 역시 아파트 거래 건수가 3467건으로, 전달(2872건)보다 20.7% 증가했다.
여기에 대전·충남지역의 올 입주예정물량은 충남지역 1만 5463가구, 대전지역 1만 515가구 등으로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4위와 6위 수준이다.
타 지역보다 전세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대전에서는 4개 대단지가 내년 입주를 진행한다.
충남에서는 세종시 개발의 일환으로 건설되는 첫마을아파트의 입주가 준비 중에 있다. 이 같이 회복국면으로 돌아선 부동산 경기를 감안할 때 많은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 부동산시장에 훈풍이 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아파트 거래량과 도시형 생활주택 거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상업용 부동산과 토지 역시 거래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재호 목원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올 상반기를 지나서부터 부동산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경기회복과 더불어 경기흐름에 민감한 상업용 부동산 부문의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시형 생활주택과 상업용 부동산에 주목하라
여기에 주택 전세가와 매매가 역시 안정권을 찾을 것이라는 설명이 더해졌다.
정 교수는 “그 동안 대전지역의 가장 큰 문제였던 입주물량 감소로 인한 수급불균형이 해결될 가능성이 크다”며 “도시형 생활주택 1만 6000세대 등 공급이 뒷받침될 예정이다 보니 전세가와 매매가 모두 지난해 수준으로 폭등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투자를 위해서는 소형주택 및 상업용 부동산 그리고 중장기적으로 토지에 주목하는 것도 고려해 봄직하다.
상업용 부동산은 경기흐름에 민감하다보니 내년 경기회복 기대감이 커 투자가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실제 전국적으로 오피스텔, 상가 등 상업용 부동산이 인기를 끌고 있다.
수익성 부동산에 집중하는 이같은 추세는 올 해 역시 지속될 것으로 분석된다. 정 교수는 “토지에 대한 투자는 꾸준히 인기를 끌 수 있다”고 말했다. 꾸준한 가격 상승 가능성이 매우 크므로 거래량이 증가할 수 있지만, 토지의 경우 중장기적 측면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충고도 함께 했다.
◆세종시와 원도심 활성화, 대전지역의 변수되나
전문가들은 세종시 이전, 원도심 활성화 추진 등을 올 대전지역 부동산시장의 변수로 꼽았다.
우선 세종시에 정부기관이나 공기업을 비롯한 기업이 들어설 경우 주택 인프라 구성이 덜 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인프라가 구축돼 있는 대전지역 주택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에 주목했다.
또 경기침체로 인해 추진되지 않던 원도심 활성화가 추진될 경우 전세층이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넉넉한 공급물량이 있기 때문에 전세가 및 매매가의 소폭 상승은 있을 수 있으나 올해 수준의 폭등이 뒤따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