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기가 침체되면서 휘발유 가격은 ℓ당 1100원대로 떨어진 반면, 생수 가격은 프리미엄이란 이름을 붙여 턱없이 비싼 가격에 시판돼 소비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일부 회사들이 500㎖ 1병에 5000원 짜리 생수를 내놓을 예정이어서 일반 소비자들에게 위화감마저 조성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경제 사정을 떠나 웰빙에 대한 관심도를 돈으로 연결하려는 얄팍한 상술이란 비판도 나오고 있다.

22일 충북 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기업과 수입업체들이 블루오션(미개척 분야 시장) 전략으로 내놓은 프리미엄급 생수들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생수시장에 가격 인플레이션을 유발시키고 있다.

농협청주농산물 물류센터에서 판매되는 퓨리스, 석수(이상 석수와 퓨리스), 삼다수(농심) 등 기존의 생수들은 대형할인매장의 특성상 500㎖ 1병당 300~400원에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이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같은 용량의 블루마린(롯데)과 울릉미네워터(CJ)는 1병당 1200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이는 전체 생수 매출의 1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이마트 청주점도 프랑스의 에비앙 500㎖와 1.5ℓ 1병이 각각 1080원과 2070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롯데의 블루마린도 1200원(500㎖)과 2400원(1.8ℓ)에 시판되고 있다. 이 같이 프리미엄 생수는 대형 마트뿐만 아니라 SSM(대형 할인매장) 매장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 소재 모 훼미리마트에서는 독일산 ‘파워오투 산소수’가 500㎖ 1병에 1500원, 롯데 블루마린은 같은 용량의 제품이 14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10월에는 하이트 진로그룹의 계열사인 ‘석수와 퓨리스’도 해양심층수를 활용한 프리미엄 생수 ‘아쿠아 블루’ 450㎖와 1.5ℓ제품을 각각 1100원과 2100원의 가격에 출시했다

이처럼 해양심층수와 화산암반수, 빙하수 등 기능성 생수에 대한 수요와 제품이 늘면서 소비자들은 가뜩이나 어려워 허리띠를 졸라매는 시기에 기업들의 상술이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주부 한가영(45·청주 흥덕구 신봉동) 씨는 “어떻게 물 값이 기름 값보다 비싼지 이해할 수 없다”며 “우유 값이 너무 올라 아이들에게 우유를 제대로 사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 물 한병에 1500원씩 주고 사먹어야 된다니 이해가 안 간다”고 손사래를 쳤다.

국내 생수업계 관계자는 “시중에 유통되는 외국산 프리미엄 생수만 60여 종이 넘는다”며 “최근 국내 다른 대기업들도 조만간 프리미엄 생수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전망돼 수입 생수와 국내 생수시장의 박빙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한진 기자 adhj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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