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은 있는데, 전략이 서지 않는다.”

충남 A국회의원의 보좌관은 충청지역의 내년 정치 전망을 이렇게 표현했다.

19대 총선(2012년 4월)이 1년 넘게 남았지만, 심상치 않게 돌아가는 민심 흐름이 감지되면서 의원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분위기이다.

그래서 현직 의원들은 드러내 놓고 선거에 집중하지는 못해도 지역민들에게 심어줄 ‘캐릭터 만들기’에 몰두하거나, 지역구 내 각종 행사를 꼼꼼히 챙기는 등 내부적으로 선거 채비에 부산한 모습이다.

우선 다가오는 총선에 대비해 비상상태에 돌입한 것은 자유선진당 소속 의원 캠프들이다.

세종시 수정안 논란과 과학비즈니스벨트 논란 등을 겪으면서 ‘충청 정당으로서 한 일이 없다’는 따가운 시선이 나오면서 위기감이 팽배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충남의 B의원 보좌관은 “선진당에 대한 좋지 않은 평가가 의원 개인까지 확산되면서 지역 내 평가도 점차 악화되고 있다”라며 “좋지 않은 여론이 고착화 될 경우 회복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묘책을 찾지 못해 답답한 실정”이라고 난감한 상황을 전했다.

대전의 C의원 측은 “지난 18대 총선 당시 충청도 정당인 선진당을 밀어주자는 분위기가 있었고, 그 덕도 (당선되는데) 본 것이 사실”이라며 “다가오는 총선에서 ‘미워도 다시 한 번’은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이른 감이 있지만 내년 초부터 의원이 직접 돌아다니며 표심다지기에 전력을 다해야 될 것 같다”라며 “내년도 의원 스케줄도 지역에 무게를 두고 짜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충청지역 한나라당 소속 총선 후보군의 움직임은 비교적 활발한 편이다.

박성효 전 대전시장은 지난 20일 한나라당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인선된 이후 ‘정치인 박성효’로서의 역할 찾기에 한창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앙 정치 무대에 진출한 이상 하루 빨리 행정가에서 정치인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것이 박 최고를 향한 주변의 조언이며, 박 최고 역시 이에 대한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최고의 측근들은 “박 최고가 총선에 대해 발언을 자제하고 있지만, 총선을 염두에 둔 행보를 아예 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라며 “박 최고의 내년 행보도 자연스럽게 총선과 연계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이완구 전 충남지사는 일찌감치 총선을 위한 시동을 건 상태이다. 총선의 통한 중앙 정치 무대 복귀를 기정사실화 하면서 고향인 홍성·예산은 물론 부여·청양, 대전까지 다양한 지역을 종횡무진하고 있다.

지역 정가에선 “이 전 지사의 인터넷카페인 ‘완사모’가 최근 아산에서 대규모 모임을 갖는 등 출정을 위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라며 “이 전 지사의 움직임은 총선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하는 역할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에서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한 인사는 “세종시 문제 등 한나라당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될 수 있는 문제들이 올해 대부분 해소되는 등 주변 여건이 좋아지고 있다”라며 “중앙 정치에서 큰 사고만 없으면 해 볼 만 할 것 같다”라고 했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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