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저는 저희집 축사 근처엔 얼씬도 못합니다.

외출이라도 하고 돌아올때면 도착하기 전에 아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냅니다. 아들은 제가 외출하고 돌아온 차와 제 신발에 소독물을 흠뻑 뿌려댑니다.

당연한 것이지만, 가끔은 “너무 하잖여, 엄마가 못 올데 온것도 아닌데…”라고 말합니다. 그러면 아들은 “엄마는 그래도 외출도 하실 수 있는데, 저는 지금 한 달 넘게 친구들도 못만나고 있다구요”라고 합니다.

그러고보니 아들은 벌써 한 달째 집 밖으로 나가지 못했네요. 22살 혈기왕성한 나이인데 친구도 못만나고, 데이트도 못하고. 그런데 아들은 “친구들은 나중에라도 내가 찾아 가면 만날수 있지만, 우리 누렁이들에게 무슨일이 생긴다면 다신 만날수 없잖아요”라고 합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구제역에 대해 확인하고 더이상 확산 안되길 바라지만, 뉴스를 볼 때마다 가슴은 덜컹거립니다.

구제역 확산으로 심난한차에, 우리집 우사엔 또 하나의 생명이 태어 났습니다. 방금 태어난 송아지가 걱정되는지, 어미소는 자꾸만 송아지고 쉬고 있는 송아지방을 기웃 거리며 쳐다봅니다.

아들은 오늘도 경운기에 잔뜩 소독약을 싣고 외양간 곳곳을 돌아다니며 소독합니다. 아들은 오늘은 그럽니다. “엄마, 나 이러다 여자 친구들이 모두 도망 갈 것 같아요.”

“아들아, 여자는 너를 정말 이해 해주고 믿어주는 한 사람만 있음 되는겨….” “이번 주말엔 일은 아빠한테 맡기고 친구들과 만나 영화도 보고, 맛있는 것도 사먹고 들어오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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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