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4기 청주시가 부정적 여론 속에서도 강행 의지를 꺾지 않았던 '청주한정식' 활성화 사업이 민선5기 출범과 함께 관련 예산이 전액 삭감되는 등 좌초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4년이란 시간이 지났음에도 청주시민들 조차 절반 가까이 '청주한정식' 자체를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사실상 대표 혈세낭비사업으로 치부되는 분위기다.


◆사업추진 4년째 '제자리'

청주시는 지난 2006년 10월부터 남상우 전 시장의 지시에 따라 향토음식의 브랜드화를 통한 관광객 유치 방안으로 청주한정식 개발사업에 착수했다.

그 결과 삼겹살, 올갱이(다슬기), 도토리묵, 시래기, 버섯 등을 이용한 요리로 구성된 메뉴를 개발하고 2007년 7월부터 일선 한정식 업소에서 판매에 들어갔으며, 현재 12개 지정업소가 참여중이다.

같은해 9월에는 '청주시 향토음식 육성 및 관리 조례'를 제정하고 지정업소에 대한 행정·재정적 지원이 가능토록 했다.

청주한정식 저변확대를 위해 시가 4년간 투입한 예산만도 2억 9000여만 원.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외지인은커녕 시민들에게 조차 외면을 당했고, 수익성이 현저히 떨어져 업소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도 힘들었다.

이에 한정식이라는 메뉴를 포기하거나 사업 자체를 포기하는게 낫다는 여론이 잇따랐으나 남 전 시장은 강행의지를 꺾지 않았고, 그 탓에 '청주한정식=남상우한정식'이라는 비난을 감수해야만 했다.

◆시민절반 청주한정식 몰라


최근 청주시가 발표한 '2010 청주시 사회조사 보고서'를 살펴보면 '청주한정식'의 현주소를 직감할 수 있다.

시가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절반에 가까운 45.7%가 청주한정식에 대해 '모른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알고 있다'는 답변은 29.9%에 불과했으며, 나머지 24.4%는 '잘 모르지만 들어본 적은 있다'는 정도다.

또 청주한정식에 대해 알고 있는 시민 중 최근 1년간 청주한정식을 먹어본 비율은 56.4%였으며, 4번 이상 먹어본 비율은 16.3%에 그쳤다.

결국 관광객 유치방안으로 출발했던 '청주한정식'이 시민들에게 조차 철저하게 외면을 당하고 있는 셈이다.

◆내년도 사업비 전액삭감

시민들의 뇌리에 제대로 자리잡지 못한 '청주한정식'은 민선5기 출범과 함께 시청 내에서도 조금씩 자취를 감추는 분위기다.

시에 따르면 '청주향토 맛 3선 육성 관리' 명목으로 배정됐던 연평균 5000여만 원 가량의 '청주한정식' 관련 예산이 내년도엔 전액 삭감됐다.

전임시장의 역점사업인데다 사업추진 내내 부정적 여론 일색이었던 탓에 대다수 시의원들이 예산배정에 난색을 표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내년엔 비용이 수반되는 각종 홍보활동이 불가능한데다 조례를 근거로 이뤄졌던 지정업소에 대한 각종 재정적 지원도 불가능해져 일부업소의 이탈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한 지정업소 관계자는 "가뜩이나 찾는 이는 가뭄에 콩 나듯 하는데 시의 홍보와 재정적 지원이 없으면 찾지도 않는 청주한정식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관련예산이 전액 삭감된 탓에 일단은 예산이 수반되지 않는 선에서 관련 사업을 일부 추진하는 한편 청주한정식 중심이 아닌 되물림업소나 지역 유명업소 중심으로 향토음식 활성화를 추진할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전창해 기자 widesea@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