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과 휴일 대전·충청지역에 몰아닥친 기습 한파로 지역 시설재배 농가들이 울상짓고 있다.
여기에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유류가격과 부족한 면세유 등으로 인해 지역 시설재배 농가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수은주가 영하 10℃ 이하로 떨어진 지난 24~25일 지역 내 포도, 오이 등 비닐하우스 재배 농가들은 평상 시보다 30%에 가까운 난방유를 더 사용하며, 농작물 가온을 실시했다.
이들 농가는 농협으로부터 발급되는 면세유가 월별로 배정액이 정해져 있어 그 이상의 난방유를 사용할 경우 자비를 부담해 난방을 해야 하는 실정이다.
그러나 월별로 배정된 면세유의 양이 부족한 데다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기름값으로 인해 농민의 부담이 커지고 있을 뿐 아니라 생산단가가 높아지게 돼, 이는 결국 시설재배 작물의 가격상승으로 이어지게 된다.
실제 대표적인 지역 시설재배 작물인 오이의 경우 연료비 증가 등의 원인으로 지난달 15㎏당 3만 원대 후반이던 것이 현재 5만 원 선에 거래되고 있어 농민들의 고통은 커지고 있다.
한 오이 농가는 “지난 주말처럼 급격하게 추워질 경우 배정된 면세유만으로는 난방에 어려움이 있어 우리가 직접 구입한 기름을 때는데 기름값이 계속 올라 농민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 같은 추위가 1주일 이상 지속될 경우 기름값 부담은 물론 작물들의 가격이 크게 올라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에 대해 지역 농민들은 난방유 소비를 줄여 최소의 가온을 하는 대신 출하시기를 늦추려는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의 한 포도 농가는 “올해 포도농가의 경우 지난해 면세유 부족으로 일부 농가에서 겨우내 가온을 하지 않고 출하시기를 50일 정도 늦췄던 것이 오히려 반응이 좋아 수익적 측면에서 이익을 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많은 포도 농가들이 출하시기를 늦추는 한이 있더라도 올해처럼 최소의 가온으로 생산 단가를 줄이려는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백석환 농업경영인연합회 대전지회장은 “이 같은 상황은 전국적으로 농협이 제공하는 면세유 배정이 지역별 단가와 규모가 다를 뿐 아니라 배정되는 양마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라며 “정부와 농협 등이 협력해 특정지역 농가들이 손해를 보지 않도록 합당한 정책 및 기준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